꽃에 얽힌 전설을 찾아보니 어떤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언제나 귀엽게 자라서인지 세상의 무서움이란 하나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 소녀에게 세 사람의 젊은이로부터 청혼이 들어왔다. 한 사람은 이 나라의 왕자였으며, 두 번째 남자는 용감한 기사였고, 세 번째 남자는 돈 많은 상인의 아들이었는데 이들의 청혼에 소녀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합니다.
세 사람의 남자는 소녀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서로들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붓고, 그대로 가버리고 말았는데 세 남자가 모두 떠나자 너무도 기가 막힌 소녀는 그대로 병이 들어 죽고 말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꽃의 여신 폴로라는 소녀의 넋을 튤립 꽃으로 피어나게 하였다. 꽃송이는 왕관 같고, 잎새는 칼과 같고, 황금빛 뿌리 덩어리로, 이 꽃을 페르시아에서는 연인에게 구혼할 때 선물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튤립의 꽃 색처럼 타오르고, 사랑의 열병으로 인해 가슴이 검은 뿌리처럼 타고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빨간색 꽃은 ‘사랑의 고백, 노란색은 ‘바라볼 수 없는 사랑’, 흰색은 ‘실연’,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축제날은 음력으로는 춘삼월 보름달이 안산강에 비추더니 튤립의 빨강 노랑 보라 주황색깔과 함께 뒤섞여 무지개 빛 일렁이는 수면위에 흩어 뿌려지고 있는 이곳에서 나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깊은 밤에도 온 가족과 연인들이 꽃의 향연에 취하며 꽃바람을 피웠던 수많은 그들이 오간 그 뽀얀 흔적들 사이에 누군가 속삭였을 사랑가와 고백의 말들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내년 봄엔 이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하게 해볼 양으로 “나는 사랑에 불탄다”라는 꽃말을 가진 검정색 튤립을 심어서 75만 안산시민이 서로 사랑하는 해로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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