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꽃 ‘튤립’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05 17: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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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운(경기 안산시청 푸른녹지과장) 지난 4월 우리는 안산시민들의 환영 속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지난해 늦가을에 뿌려져 안산천의 한겨울 얼음물속에서 월동한 튤립(tulip)이 따스한 봄을 맞아 수줍은 색깔과 아름다운 왕관의 자태를 뽐내며 거기 있었습니다. 튤립은 터키의 말 츄르밴드에서 비롯되었는데, 생김새가 머리에 쓰는 터번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합니다.

꽃에 얽힌 전설을 찾아보니 어떤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언제나 귀엽게 자라서인지 세상의 무서움이란 하나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 소녀에게 세 사람의 젊은이로부터 청혼이 들어왔다. 한 사람은 이 나라의 왕자였으며, 두 번째 남자는 용감한 기사였고, 세 번째 남자는 돈 많은 상인의 아들이었는데 이들의 청혼에 소녀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합니다.

세 사람의 남자는 소녀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서로들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붓고, 그대로 가버리고 말았는데 세 남자가 모두 떠나자 너무도 기가 막힌 소녀는 그대로 병이 들어 죽고 말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꽃의 여신 폴로라는 소녀의 넋을 튤립 꽃으로 피어나게 하였다. 꽃송이는 왕관 같고, 잎새는 칼과 같고, 황금빛 뿌리 덩어리로, 이 꽃을 페르시아에서는 연인에게 구혼할 때 선물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튤립의 꽃 색처럼 타오르고, 사랑의 열병으로 인해 가슴이 검은 뿌리처럼 타고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빨간색 꽃은 ‘사랑의 고백, 노란색은 ‘바라볼 수 없는 사랑’, 흰색은 ‘실연’,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축제날은 음력으로는 춘삼월 보름달이 안산강에 비추더니 튤립의 빨강 노랑 보라 주황색깔과 함께 뒤섞여 무지개 빛 일렁이는 수면위에 흩어 뿌려지고 있는 이곳에서 나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깊은 밤에도 온 가족과 연인들이 꽃의 향연에 취하며 꽃바람을 피웠던 수많은 그들이 오간 그 뽀얀 흔적들 사이에 누군가 속삭였을 사랑가와 고백의 말들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내년 봄엔 이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하게 해볼 양으로 “나는 사랑에 불탄다”라는 꽃말을 가진 검정색 튤립을 심어서 75만 안산시민이 서로 사랑하는 해로 만들어 볼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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