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디자인과 도시의 경쟁력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29 18: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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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규 (부천시 소사구 송내2동장)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도시가 급팽창하기 시작했고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 유입되면서 많은 신도시가 생겨났다.

이러한 도시들은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하수도,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신설 및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현대 및 미래 도시로서의 경쟁력 있는 도시, 즉 독창성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데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지방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특히 자치단체의 재정 확충을 위해 많은 신도시를 건설하게 됐다고 판단되는데 그러한 신도시가 건설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는 경제성에 치우치다보니 도시의 역사성이나 전통성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고 무색무취, 무미건조한 사각형 일색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천편일률적이고 교과서적인 신도시의 조성으로 정체성 없는 도시로 전락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시의 중, 상동 신시가지 조성이나 중동, 송내동, 심곡동 등의 답이나 포도밭, 복숭아 과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과연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지 이후 사람들은 단지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공원 조성 시에 이를 고려해 신시가지 조성 전의 전경사진과 기록물을 비치하고 개발 전의 모습을 축소하여 실제로 경작이 가능한 답을 조성, 매년 경작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면 어떠했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맛과 향에 있어 명성이 자자했던 소사 복숭아는 최근에 이르러 복사골 부천의 맥을 살리기 위해 복숭아 과원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으나 도시개발이 완료된 이후에 부지를 매입해 과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부지 매입비용 등 재정부담이 커 매우 비경제적이다.

이처럼 도시화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도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지금까지 우리 고장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살아있는 전설과 설화도 있다. 해마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도당산에는 ‘애기 장사 바위’에 얽힌 전설이 있다고 한다.

벚꽃 축제 시 이 설화와 연계해 개최하는 것은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마을의 전설과 설화를 바탕으로 마을 축제를 개최하는데 조그만 지역의 축제에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흔히 우리가 빨간색을 보면 우체통이나 소방서가 연상되듯이 특색 있는 도시로의 이미지 메이킹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 디자인은 이와 같이 독창성 있는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가령 우리 시가 만화, 영화, 음악, 무형문화재를 비롯한 전통문화 등 6대 문화사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화사업들이 각각의 장르로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연계시켜 독특한 하나의 새로운 문화 장르를 창조하고 이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시가지와 시민생활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를 음악의 도시답게 오선지로 형상화 하는 등 도시 전체를 개성 있는 도시로 디자인해나가야 하며 적어도 도로, 공원, 주차장 등 공공시설물은 터치 미(감성)까지 세심하게 배려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와 같이 앞으로의 도시는 개성이 있어야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으며 부천시 소사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소사마을 가꾸기’, ‘테마가 있는 소사마을 만들기’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본다.

미래학자 중에 ‘앞으로의 사회는 이미지가 돈이 되는 사회가 된다(Dream Society).’고 하며 그 이미지(한류 : 韓 Style)를 최초로 수출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이러한 ‘한류’는 국경과 이념을 초월해 지식과 정보를 좇아 지구상 곳곳을 이동하는 세계화(Globalization) 현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흰색의 건물과 녹색 숲과 푸른 바다, 쪽빛 하늘로 인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그리스, 중국, 동남아 등지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강남의 성형외과 등은 바로 이러한 이미지와 세계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우리 시도 그간 축적한 문화도시 이미지를 잘 살려 개성미 넘치고 독창성 있는 도시로 가꾸어 가야한다고 보며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공공 디자인에 아이디어를 결집해 정체성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보다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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