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와 유럽 재정위기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는데 이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우리 수출전선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이상으로 높은 편이어서 미국발 악재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우리 수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경기회복의 둔화는 소비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한국의 대미 수출 역시 탄력을 읽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미 수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IT 업종 등의 수출 차질을 우려하면서도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선 좀 더 추이를 지켜본 뒤 판단해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지경부가 올해 1월~7월 잠정 집계한 대미 수출과 수입은 각각 306억1300만 달러, 247억1600만 달러로 전년동월 보다 각각 16.8%, 9.8%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흑자(58억9700만 달러)를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발 악재가 하반기내내 지속될 경우 지난달 간신히 1%대를 증가율을 보인 수출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중국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10.7%로 중국(25.1%), EU(11.5%), 아세안(11.4%)과 함께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역시 미국의 비중은 10.1%로 중국(23.5%), 아세안(12.6%), EU(10.9%)의 뒤를 잇고 있다.
이같은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이 흔들릴 경우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 목표치인 1조달러 달성에 차질을 빚는 등 한국수출이 받는 충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우리의 대미 수출 성장세를 주도했던 휴대전화,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이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점을 감안할 때 이들 품목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 증가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업종은 전체 대미수출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이와 관련 고유선 대우증권 팀장은 “신용등급 자체는 직접적이지 않은데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미국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미국 경기가 단기간내에 호전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IT업종 등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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