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자 하반기 수출시장 둔화의 신호로 바라보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일 ‘2011년 8월 수출입동향 보고서’를 통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7.1% 증가한 463억8400만달러, 수입은 전년동월 대비 29.2% 증가한 455억6300만달러, 무역수지는 8억21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7월(63억 달러)에 비해 9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1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8월이 처음이다.
지난달 수출 ‘폭락’은 미국·EU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수출증가세가 저하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품목이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보다 감소세를 나타냈다.
석유제품(84.5%), 철강제품(30.9%), 석유화학(34.0%), 선박(77.5%), 자동차(32.5%), 자동차부품(31.7%), 무선통신기기(7.1%) 등이 지난해 동월보다 증가한 반면, 한때 IT품목 가운데 ‘효자상품’으로 불리던 반도체(-14.1%)와 액정디바이스(-21.5%)는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지역별(8월1~20일)로는 신용등급 직격탄을 맞은 미국(-5.9%)이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EU(7.0%)는 한 자릿수 증가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본(30.9%), 아세안(26.9%), 중국(16.5%) 등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교역여건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0%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수입금액(월간기준)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흑자규모가 축소된 점도 8월 수출폭락에 작용했다.
특히 의류(109.3%), 항공기(630.8%), 돼지고기(92.1%), 쇠고기(45.8%) 등 일부 소비재와 자본재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8월 흑자폭을 떨어트리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지경부의 분석이다.
7월에 수출물량을 조기 선적하는 계절적 요인도 수출폭락의 요인으로 지경부는 꼽았다. 매년 8월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가 전월 보다 급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는 설명이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8월 수출은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하였으나, 전년동월대비 20%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증가세가 위축되지는 않았다”며 “IT의 지속적인 수출 부진과 철강, 자동차, 선박 등의 7월 조기 수출에 따른 8월 수출물량 대폭 감소로 무역흑자 축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에는 금월보다 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선진국 경제의 재침체와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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