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럽 재정위기 지속과 미국 경기 부진, 글로벌 경기위축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 미국 빅3의 소형차 시장 공략 강화 및 일본업체들의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세 강화 등으로 올해보다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0일 ‘2012년 경영환경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2년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 성장률은 올해 대비 0.3% 둔화된 3.7%, 3.6%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요인으로는 미국의 미미한 경기부양 효과, 독일 등 유럽 중심국 경기 부진과 재정위기 지속, 선진국의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와 물가불안 등이 지적됐다.
또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2012년 서부텍사스유는 80~90달러, 두바이유는 90~100달러로 국제 유가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9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5384만대를 기록했지만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경제 불안감이 가중돼 연말까지 판매 증가율은 4.3% 증가한 7535만대로 예상됐다.
2012년에는 경기 부진으로 미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시장 증가세는 둔화되고, 유럽과 일본은 기저효과 및 대기수요 유입으로 소폭 증가해 전년 대비 4.2% 증가한 7855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추측했다.
2012년 미국은 5.8% 증가한 1342만대, 유럽은 1.6% 증가한 1545만대, 중국은 4.2% 증가한 192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완성차 업체의 생산확대와 연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주력 모델의 신차 출시가 긍정요인으로 꼽혔지만 9%대의 고실업률과 주택경기 침체 지속, 할부금융 승인율 하락과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리스 판매 위축으로 회복세 둔화로 2011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 경우 올해는 작년 대비 0.9% 감소한 152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2년에는 폭스바겐의 가격 인하 등 공세적 확장 전략, 4년 연속 판매 감소로 인한 산업수요 저점 도달로 인한 남유럽 중심의 대기수요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정책 종료 후유증과 경기 둔화 및 고연비차 보조금 지원 기준 강화가 증가세를 제약할 것으로 내다 봤다.
신흥시장인 인도는 할부금융 위축 및 경제 성장세 둔화, 브라질은 공업세 인상에 따른 수입차 가격 상승 및 소비자 구매력 감소, 러시아는 신차 구매 지원 정책 종료 등이 자동차 시장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시장은 올해 1~10원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32만대를 기록했고, 연말까지는 2.9% 증가한 160만대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구매력 약화, 주요 차급의 신차효과 약화, 환경규제 강화로 소형 상용 판매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1.1% 감소한 15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추측했다.
국내 수입차는 1~10월에만 지난해 대비 18.9% 증가한 8만8000대를 판매했다. 12월까지 19.3% 증가한 10만8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국내 완성차 업계 수출은 1~10월 전년 동기대비 13.1% 증가한 254만8000대, 올해 말까지는 11.8% 증가한 31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에는 수입과 수출 모두 각각 7.3%, 3.5% 증가한 11만6000대, 32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올해에는 엔고, 일본 대지진 발생 및 태국 홍수 피해 여파로 일본업체들이 생산 정상화에 주력해 경쟁 강도가 약했다. 3분기까지 닛산을 제외한 토요타와 혼다의 글로벌 판매는 15% 이상 감소했고 세계 시장점유율도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일본업체들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가격 인하, 인센티브 확대, 리스기간 연장 등 가격 경쟁력 중심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국내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해외에서 생산해 수입한 차량을 추가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 빅3의 경우 소형차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추세다. GM은 2012년 북미 시장에서 최초로 A급 소형 모델을 출시하고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소형 SUV와 MPV(다목적 자동차) 중심의 신차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더욱이 올해 3분기에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산하 기업인 오펠, PSA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한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경제 불황이 내년에도 지속되고 각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어 이로 인한 자동차 업계 경쟁은 점점 심화되어 올해와 달리 내년은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일본차인 신형 캠리와 어코드 등이 쏘나타를 상대로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불리해 내수 시장에서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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