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수출문… FTA 딜레마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6-17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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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EU수출 1년새 20.5%나 뚝… 수출기업은 증가세

[유로존 악화땐 직접수출 3~4% ↓… 당국, 대책 부심]



#. 유럽과 미국으로 의류를 수출하는 A업체. 직원은 50명 밖에 되지 않지만 연간 5000만달러가량의 수출실적을 거두며 우수 중소기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출증가세는 반대로 돌아서 지난해에 비해 80%에도 못 미치는 수출을 보여 울상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유로존 사태로 수출량은 줄고 있지만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실적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수출기업체는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국내 기업의 대(對)EU수출은 43억달러 규모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5억달러)에 비해 20.5%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EU수출은 45억8000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지난해에 비교하면 0.5% 줄어든 실적이다.


반면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올해 EU수출 기업은 1만2950개로 지난해(1만2700개)에 비해 250개나 늘었다.


한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 규모는 예년에 크게 줄었지만 FTA 혜택을 받아 수출하려는 기업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나 국책은행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EU수출을 늘리기 위한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유로존 사태가 국내 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달 내로 수출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은은 국내 기업의 EU로의 직접수출뿐 아니라 중국 등을 통한 우회수출까지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동수 수석부행장은 “유로존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유럽 직접 수출이 3~4%,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이 2~3%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내 수출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수은은 해외투자부문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투자를 신고한 건수는 489건인 반면 올해는 지난 3월까지 95건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사태로 유럽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만큼 이들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게 수은의 판단이다.


박 수석부행장은 “국내 우량기업들 가운데 많은 숫자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있는 상황”이라며 “원천기술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이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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