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제품 수입중단’ 보복 경고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6-28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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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中企 2700여곳 피해 직격탄… 전자·車 시장 통째로 날릴 판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예정대로 오는 7월1일부터 금지하기로 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물론 시장 장악력이 급격히 하락해 제재조치 완화 이후도 기약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이란이 석유수입 중단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더욱이 유럽발 경제위기로 세계경제 환경도 악화일로인 상황이어서 걱정이 쌓여만 가고 있다.


문제는 이란의 보복 조치로 인한 한국산 제품 수입 중단과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 등 여러 가지 피해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화할 경우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전, 정유,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특히 원화결제시스템을 활용해 이란과 거래해온 국내 중소기업 2700여곳의 피해가 불가피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기업들의 대이란 수출은 60억 달러에 달했다.


원화결제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등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가 원화 계좌에 수입대금을 입금하면 이란 수출기업이 이 계좌에서 수출대금을 찾아가는 물물교환 방식이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제재조치가 내려진 직후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이란 시장 가전제품 점유율이 최고 60%(TV)에 달하고 휴대폰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한류열풍까지 겹쳐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현지에서의 대대적인 마케팅 강화 효과까지 한꺼번에 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유업계 역시 당장은 큰 피해가 없지만 원유 수출 중단 사태가 길어질 경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급한 대로 수입선 다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란산 원유와 가격차가 커 마진이 대폭 하락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온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부터 수입 비중을 줄이다 현재는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대신 리비아·오만·쿠웨이트 같은 다른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수입량을 늘렸다.


항공·해운·물류업계도 당장 연료값 인상 등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연료절감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유일하게 이란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 이란 문제가 불거진 직후부터 수출 물량을 줄이다 지난 4월 완전히 중단해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연 3만대 가량을 이란에 수출해 왔다.


하지만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시장을 송두리째 내주게 돼 일정부분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산 자동차의 이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10년 기준 60%에 달한다.


항공업계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부담을 떠 안아야할 상황이다.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으로 당장은 영향을 적게 받겠지만 기름값 상승이 불 보듯 뻔해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유럽 보험사들이 이란산 원유수송 선박에 대한 선박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유조선을 운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보험이 중단되면 국내 유조선사들은 연간 2억 달러 가량의 운임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반면 철강, 조선업계는 이란 제재로 인한 피해가 미미해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다. 포스코 역시 건설자재 등을 이란에 수출하고 있지만 물량이 적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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