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해체 땐 ‘통화 리스크’ 직격탄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7-24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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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결제통화 변경땐 수출계약 대책 없다”

스페인 국채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의 유로존 탈퇴 혹은 유로존 전체 해체에 대비해 법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병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4일 ‘유로존 위기의 법적 리스크 대비 필요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하거나 유로존이 해체되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뿐아니라 결제통화 변경으로 새 통화지정 등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제통화 변경이 계약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유로존 붕괴만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로존 붕괴시 외환통제나 일부 회원국들이 외환통제를 수반한다면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스페인에 수출하고 유로화로 지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체결 직후 유로존이 붕괴된다면 스페인 정부가 새로운 통화를 발행함과 동시에 외환통제를 할 경우 스페인기업은 유로와 새 스페인 통화 모두를 지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결제가 불가능해져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유로화 자체가 사라질 경우를 대비하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로존이 해체된다면 어느 나라의 통화로 결제할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사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결제 통화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아예 유로권 외 지역의 통화를 결제 통화로 선택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울러 문 연구원은 유로존 해체시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대안으로 유럽 기업과 계약 체결시 유로존 취약국이 아닌 영국이나 미국 법을 기준 법으로 정하라고 조언하고 유로존 붕괴에 대비해 달러나 파운드로 결제하는 조항 등을 도입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로존 수출비중은 7.4%로 우리 기업에 있어 유로화 붕괴는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아직 존재치 않는 미래를 상정해 결제통화를 미리 지정하는 것이 계약상 쉽진 않지만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대방이 동의한다면 계약에 가치유지조항(value maintenance clause)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치유지조항은 지급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금과 같은 실물이나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결제금액의 실질가치를 유지하는 조항을 말한다.


보고서는 이와함깨 유로존 기업과 거래할 때 EU외 지역에 존재하고 유로화로 표시되지 않는 자산을 담보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주에 예치된 달러 예금을 담보로 설정해 유로존 붕괴시 이 예금을 달러로 결제해달라고 요구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


보고서는 유럽국가들의 기존 계약을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런 조항들을 도입해 결제통화 변경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법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는 지난 1997년 7월 유로화 도입 당시 유럽 각국의 통화가 유로로 변경돼도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처럼 우리도 유로존이 붕괴할 경우 유로존 표시 계약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유효하다면 어느 나라의 통화로 결제돼야 하는지 등을 특별법으로 준비하라고 설명했다.


만일 유로화 관련 계약을 영국 법원과 미국 법원에 맡긴다면 우리기업과 금융기관이 차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문 연구원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분리라는 EU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유로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가능성이 낮아지긴 해도 여전히 그리스 유로존 탈퇴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된 법적 문제와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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