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진통을 겪고 있다.

27일 진행될 예정이던 강원지역 시민·당원 모바일투표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와 배성규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는 27일 “당 지도부와 비문후보(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와 배기자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신집중>에 출연, “경선흥행은 고사하고 관중들 떠나게 만드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김종배씨는 “일단 비문 진영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일정하게 설득력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은행 ARS를 이용하다 계속 다 듣고 나서 버튼 하나하나 누르는 게 사실 짜증날 때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타이밍인데 왜 그걸 제주경선이 실시된 이후에 하느냐, 할 거면 본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합의를 봐야 되는 건데 왜 사전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배기자도 “일단 당 지도부와 선관위, 이쪽에서는 그동안에 룰 세팅 때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감이 있다. 사실 후보 간 합의가 거의 없이 먼저 내놓고 문제가 있으면 약간 고치는 척하다가 또 내놓고 이런 식이었다”면서도 “그런데 비문 후보진영도 선관위 일방진행에 대해서 별로 제동을 걸지 못했다. 손학규 후보 진영에서 몇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냥 넘어가버렸다. 그러고 나서 뒤늦게 문제가 있다고 투표 중에 이렇게 하는 건 사실 옳지 못한 태도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두관 캠프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이 “후보자 기호 순번이 결정된 게 8월 1일이고, 시연을 한 게 8월 14일이다. 보름사이에 특정후보 순번을 염두에 두고서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이 응답이 설계됐다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그 다음에 당심과 민심의 현격한 차이, 가령 김두관 후보는 당심, 대의원 경선에서 3.5배로 문재인 후보를 이겼는데 민심이라고 일컬어지는 모바일 선거에서는 거꾸로 문재인 후보가 4배 차이로 김두관 후보를 이겼다. 이런 것들이 애초부터 디자인이 잘못됐고 이것은 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바일 투표율이 60%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것을 지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선이 보이지 않는 검은손에 의해서 특정후보를 과반이상으로 1차 통과 시키려는 음모가 있다는 오해를 끊임없이 받아왔었다. 그러니까 이것도 단순한 실무자들의 판단과 행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검은손하고 연결이 됐다는 그런 의심을 받는 것”이라며 “문제는 간단하다. 로그파일을 오늘이라도 열어서 이 오해를 불식할 수 있도록 빨리 조치를 하고, 이 경선을 빨리 정상화 시킬 수 있도록 당 지도부, 당대표께서 나서서 해명하시고 또 국민들에게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빨리 수습해서 당 경선을 정상화 시키는 게 중요하다. 당대표께서 뒷짐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배성규 기자는 “의혹을 풀어야 된다. 재검표를 통해서 부당하게 무효표 처리된 게 얼마나 되는지 빨리 보는 게 중요하다. 이걸 보는데 한두 시간이면 된다는데 안 보는 이유가 사실은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김종배 평론가도 “모바일 투표율이 예상외로 낮다. 안민석 의원은 그만큼 무효처리 된 게 많은 게 아니냐는 가설에서 출발하고 있는 거니까 그게 문제라면 로그파일을 열어서 보면 된다”며 “경선이 진행 중인데 어떻게 그걸 열어볼 수 있느냐 라는 얘기는 별로 성립이 안 되는 게 제주의 경우에는 투표와 개표가 모두 끝난 것 아니니냐. 절차가 끝난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일종의 검표차원이라면 로그파일은 열어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한편 안철수 원장의 검증문제에 대해 배기자는 “안철수 원장은 자기가 천상에 사는 듯한, 그리고 성인군자인 듯한 그런 느낌을 많이 줬다. 본인이 그렇게 자기이미지를 세팅한 것도 있다. 사람들은 사실 그런 ‘세인트 찰스’라는 이미지 때문에 굉장히 많이 지지했다. 그러니까 스스로 가둬놓은 이미지에 스스로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CEO란 사람들이 룸살롱도 갈 수 있다. 우리나라 CEO들이 접대하거나 비즈니스 하다 보면 사실 한두 번 갈 수 있는데 안철수 원장이기 때문에 지금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증의 문제라기보다는 스스로 갇힌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경찰내사 사건에 대해 김종배 평론가는 “어느 한 개인이 룸살롱에 들락거렸다, 어떤 여자관계가 있다고 하는 것이 사법처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이런 점에서 볼 때 그건 경찰이 나설 사안도 아니었고 뒷조사를 할 사안도 아니었고, 아무런 근거 없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요즘 말로 하면 사찰이라고 봐도 무방한 과잉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배차장은 “이걸 사찰로만 보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며 “일단 정보수집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