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민주통합당 내 갈등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는 12일 "이대로 가면 12월에 통곡한다"고 경고했다.

손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강압적으로 단결하라니, 이게 무슨 유신시대냐. 당 지도부에는 기대하는 게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당의 처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손 후보는 “당의 지도부의 역할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서 당원들과 또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어서 대통령 선거에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건데, 지금 당을 분열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지 않느냐”며 “결국 당의 지도부라고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당권파다. 당의 실권을 다 장악하고 있는 특정세력을 얘기한다”고 밝혔다.

‘특정세력은 친노세력 말씀하시는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손 후보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이미 담합구조로 후보자를 정해놓고 짜인 각본에 의해서 후보자를 만들라고 하니까, 당원들이 제대로 따라가겠느냐”며 “그동안의 투표결과를 봐도 대의원들의 투표결과 와 현장투표자들의 투표하고, 모바일로 나온 것은 보통 큰 괴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경선룰은 이미 사전 동의하에 결정된 거 아니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강압된 동의도 동의냐? ‘이거 당에서 만든 건데 따라와’, 그러고서는 항의를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안을 내놓아도 ‘무슨 소리냐’ 하면서 밀고 나가면 그게 동의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강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경선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셨는데 강압이었으면 그때 거절하셨어야 되는 건 아니냐’는 거듭된 지적에 “사실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그리고 물론 그렇게 참여한 저희들의 책임은 전혀 없다고 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해 나가다 보니까 잘못된 것이 드러났으면 이제라도 바꿔야 되지 않느냐, 처음에 경선룰에 설사 합의를 했다고 칩시다. 그러니 그냥 무조건 따라와라 이게 민주주의냐? 그게 소통의 정치냐?”라고 재차 반문하면서 “의견을 나누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쳐나가는 것이 소통의 정치다. 잘못된 것을 좀 더 근본적으로 고쳐나갔어야 하는데 검증단을 만들고서는 지금 일주일째 검증작업이 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니까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으니 검증 위원회를 만들자고 해도 안 받아들여졌다. 경선관리위원회도 당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졌으니 재구성하자고 해도 안 받아들여졌다. 이것이 처음에 경선룰을 만든 거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다져 물었다.

그는 이해찬 대표가 전날 ‘지도부가 쇄신하겠다. 그 방안으로 당의 후보가 확정되면 여러 계파를 통합하는 통합선대위, 탕평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거 웃기는 얘기”라며 “선대위는 누가 구성하느냐. 후보자가 구성하는 거다. 그런데 지금 지도부가 탕평선대위를 구성하겠다? 그건 지금 지도부가 후보자 만들어놓고 ‘한통속’이라는 얘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후보자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탕평선대위를 지금 지도부가 구성하겠다니, 지도부가 이미 짜인 후보자하고 한통속이 돼서 만들어나가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짜인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말씀하시는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제 입으로 그런 얘기를 해야 되느냐”고 되물었다.

손 후보는 “이렇게 해서 당의 단합으로 대통령 선거 이길 수 있겠느냐”며 는 “지도부는 지금 단합해라, 단결해라, 이러는데 지금은 경선과정이다. 경선이라는 건 뭐냐? 싸움이다. 우리가 주먹 쥐고 싸움을 하지는 않지만 말로 싸우고, 사람들에게 호소하면서 하는 그 싸움이다. 싸움에서 지금 단결하라면 하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 이미 이기는 후보는 정해져 있는데, 이기는 후보를 중심으로 단합을 해라, 단결을 해라, 그러면 그게 어떻게 민주주의고 그게 어떻게 경선이냐? 사고 구조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그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2선 후퇴론에 대해 “저는 지금 이 지도부에 대해서 기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 후보는 “작년 말에 제가 얼마나 고생했느냐. 위협, 모멸, 그걸 견뎌내고선 야권대통합을 이뤘다. 가만히 있으면 당 후보가 될 텐데 왜 저 사람들 끌어들여서 어려움을 자초하려고 그러느냐 하는 충고도 있었다. 그러나 저는 내가 후보가 되고 안 되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크게 하나가 돼서 수권정당, 대선 채비를 갖춰야 된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마치 점령군 들어오듯이 와서는 특정세력이 당을 장악을 하면서 밀실공천하고, 교만해서 총선 패배했다. 그 다음 제대로 반성했느냐. 소위 ‘이-박 담합’이라고 하는데 이-박 담합이 아니라 ‘문-이-박 담합’이다. 특정후보를 만들기 위한 담합이었다. 사실은 ‘문-이’ 담합이고, 박은 들러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지도부인 당권파가 정말 심각하게 이 잘못을 반성 하지 않으면 과연 우리가 대선에서 제대로 후보를 세울 수 있겠느냐”며 “문재인 후보, 이대로 무난하게 간다면 대선도 무난하게 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후보는 문 후보가 당밖 인사인 안철수 원장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하고, 후보단일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아니 제1야당, 128석이나 갖고 있는 당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하면서 ‘이거 끝나면 단일화하겠다’고 김 빼놓는 것이 집권하겠다고 하는 정당의 모습”이냐고 질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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