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박근혜 ‘여성대통령論’ 공방전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11-01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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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주당은 마초정당이냐” 비난
민주당, “여성진보행보 무임승차” 공세
[시민일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한 비판과 김광진 의원의 '막말논란'을 연계해 "민주통합당은 마초정당"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박 후보에게 야권은 감히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느니 정치적 남성성이라느니 참지 못할 인격적·모욕적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그 자체가 수구적이고 역사퇴보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 동안 선조 할머니·어머니 등 여성 선배들이 역사의 고난 속에서 희생과 헌신을 한 결과 뛰어올 수 있었다"며 "그분들의 억척스러운 삶에 대해 정치적으로 남성,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여성이 고난에 강한 것은 역사가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야당은 아이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폄훼했는데 이는 여성을 상대로 한 모욕적 발언"이라며 "박 후보는 미혼의 몸으로 험난한 정치세계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몸으로 보여왔다. 국가와 결혼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박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여성들은 야권의 망발에 비분강개하고 있다"며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뱉은 야권의 사람은 국민과 여성에게 뉘우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몽준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여성 대통령 출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자 야권은 여성을 위해 한 것이 없다는 실망스런 발언을 했다"며 "기본적 예의와 분별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고 한 것은 인격모독이자 인권유린"이라며 "시대착오적 논리로 여성 대통령 출현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폄훼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21세기 한국 정치권에 아직도 남성우월적 시각이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을 뵐 면목이 없다"며 "민주당이 여성 대통령 폄훼하고 헐뜯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청산돼야 할 가부장적 행태"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여성 비하발언, 이종걸 의원이 박 후보를 '그X'이라고 한 발언, 성도착증 사건에서나 볼 수 있는 변태발언을 일삼는 김광진 의원 등 민주당의 정당문화는 마초주의에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여성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12년 성 불평등 보고서를 인용하며 "한국의 성평등 순위가 세계 135개국 중 108등이다. 세계에서 한국여성을 어떻게 보겠는가"라면서 "예쁜 딸을 낳고도 눈물과 한숨으로 얼굴을 들지 못하던 어머니가 있었던 것을 알지 않는가. 여성들의 1000년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의 높은 품격을 세계에 보여왔던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어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맞서 민주통합당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해 "여성의 진보를 위한 행보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민주당 여성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여성 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은 허구"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성위원들은 "박 후보는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을 살리고 포용하는 삶을 살지 않았고 그런 정치를 해 오지 않았다"며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그런 투쟁의 현장에도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권위주의적 정치의 중심에서 불통의 정치와 독선의 정치, 그리고 평화의 정치가 아니라 갈등의 정치로 점철해 왔다"고 비난했다.

또 "박 후보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권세를 누리고 대통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후광정치'의 후진적 한 사례일 뿐"이라며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 주장은 정치혁신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성 대통령의 덕목인 평등, 평화지향성, 반부패, 탈권위주의 등은 그 정치인의 삶과 정치 활동 속에서 만들어지고 실천됐을 때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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