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21세기 한미동맹' 3대 비전 제시

민장홍 기자 / / 기사승인 : 2013-05-09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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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기반·동북아 평화 협력 체제 구축등 제안

朴대통령, 美의회 영어연설 중 총 39차례 박수받아

"정세 관련없이 北 인도적 지원 지속 평화통일 기반조성 프로세스 구축

동북아 간 대화 늘려 역사 갈등 해소… 한·미 함께 인류 행복 기여해야

[시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한미동맹 60년사를 강조하면서 21세기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진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진화시킬 비전 및 목표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 실현 등 3가지를 설정, 제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가의 경제적 역량과 상호의존은 하루가 다르게 증대하고 있으나, 과거사로부터 비롯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통한 동북아 지역 평화 협력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공동의 이익(지역 평화와 공동발전)이 될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노력해 나가면, 나중에 더 큰 문제와 갈등들도 호혜적 입장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한국전 참전기념비문을 언급하면서 한미동맹 60년사를 강조해 첫 기립 박수를 받는 등 연설내내 미국 상하의원들로부터 4번의 기립박수와 총 39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한미동맹 진화 3대비전과 목표

박 대통령은 의회연설에서 "한미 동맹은 21세기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갔으면 하는 3가지의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째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지속적인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흔들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 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탈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영유아 등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과 관련 없이 지속하면서 남북한간 점진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축적해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 속담에 손뼉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처럼, 신뢰구축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기간 제재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서 보상을 해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는 사이에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되어 왔다."며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나아갈 두 번째 여정으로 동북아 지역에 평화 협력 체제 구축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역내 국가의 경제적 역량과 상호의존은 하루가 다르게 증대하고 있으나, 과거사로부터 비롯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에 눈을 감는 자는 미래를 보지 못한다고 했다"면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오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내일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는 역내 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협력은 뒤처져 있는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세스에서 북한의 참여도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이처럼 공동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노력해 나가면, 나중에 더 큰 문제와 갈등들도 호혜적 입장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한미동맹의 궁극적 목표는 전 인류의 행복에 대한 기여라고 믿어왔다"며 "지구촌의 이웃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취임사에서 한국 국민, 한반도, 나아가 지구촌의 행복실현을 국정비전으로 제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미국 독립선언서에 새겨진 행복추구권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명시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이러한 정신 아래 평화와 자유 수호의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테러대응, 핵 비확산, 국제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서도 양국의 공조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한미 양국이 앞으로도 자유, 인권, 법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하고, 빈곤 퇴치, 기후변화, 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대처하는 데 있어서도 계속해서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협정 개정과 전문직 비자쿼터 확보 등도 의회 협조 당부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동맹 60주년을 맞는 자신의 소회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틀 전 워싱턴에 도착한 뒤 포토맥강변의 한국전쟁기념공원을 방문한 일을 들면서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의 참전기념비문을 언급했다.

이어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친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3대에 걸쳐 한국전쟁 참전하거나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의 가족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모건 가족을 비롯한 미국인들의 헌신과 우정에 깊은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및 전문직 비자쿼터 확보와 관련 미 의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에 동의를 표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세계 원자력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있고 앞으로 선진적이고 호혜적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된다면 양국의 원자력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쿼터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양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양국 국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입는다는 것을 체감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설 과정 4차례 기립박수 포함 총 39차례 박수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연설 과정에서 총 39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국 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 참석의원들이 모두 선 채로 박수를 치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연단에 올라 약 36분동안 영어로 차분하게 연설을 이어나갔으며 퇴장할 때까지 4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처음 박수가 터져나온 부분은 박 대통령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한국전 참전기념비문을 언급한 직후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 60년사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회의장에 참석한 한국전 참전용사 4명의 의원들 이름을 한 명, 한 명을 언급할 때마다 박수를 받았다.

이들을 모두 언급한 뒤에는 의원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쳤다.

이후 박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거나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등의 언급에서도 역시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박 대통령은 짙은 회색 재킷에 진주목걸이를 걸치고 이날 회의장에 등장했으며 회의가 이어지는 내내 의석 좌우를 향해 고개를 돌려가면서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부분이나 '평화', '안정' 등의 단어를 언급할 때에는 손에 힘을 줘 내리치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양 손으로 깍지를 끼는 등의 동작을 적절히 섞기도 했다.

민장홍 기자mj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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