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시장 후보직 양보받을 차례다" vs 민주 "새정치 하자더니 나눠먹자?" 安 "10%대 민주 지지율 신당탓?" vs 민주 "安신당 창당으로 야권분열"

[시민일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일 민주당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 받을 차례'라고 하자 민주당이 '새정치 하자더니 나눠먹자는 얘기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또 민주당이 신당창당을 야권분열이라며 맹비난 하자 안 의원 측은 10% 대 민주당 지지율이 신당 때문이냐고 반발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팬팽하다.

안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전부 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을 양보했다"며 "이번에는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 받을 차례 아니냐.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정치도의적으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은 "양보라는 것은 마음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새정치를 하자고 하면서 나눠 먹기 식으로 얘기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도 "양보가 논의되려면 연대가 전제돼야 하는데 (안 의원 측이) 연대는 부정하고 있으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연대와 양보는 동전의 양면인데, 연대는 부정하면서 민주당에 양보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 논법"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의 호남 주도권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은 "불통정권과 맞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분열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신당을 겨냥한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우나 고우나 지난 60년간 민주당은 여러분이 키워준 정당이자 이 땅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전통의 정당”이라며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호남이 자랑스러워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는 1등과 2, 3등을 가리는 순위경쟁이 아니라 민생과 민주주의의 앞날과 건곤일척의 단판승부"라며 "불통정권에 맞서 일대일 구도를 못 만들어내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승부처가 바로 지방선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열은 결코 '새정치'가 될 수 없다. 분열 정치는 독선과 독주를 방조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패배로 내모는 낡은 정치이고 패배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지난해 12월26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호남 신당설명회에서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호남에서 낡은 체제 청산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며 "호남에서 태어나 오직 한 길을 걸어온 호남정치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호남과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매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호남은 곧 새정치였고 개혁이었고 민주주의였다. 견제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의 탄생을 막기 위해 호남의 적자이자 맏이인 민주당에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윤여준 의장은 전날 광주를 방문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호남 방문은 안철수신당을 의식한 행보"라고 평가절하 했다.

윤 의장은 "당도 만들어지지 않은 안철수신당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민주당이 호남을 방문하는 것 같다"며 "제 1야당이고 호남의 당인 민주당이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안철수신당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안철수 당이 만들어지면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도 "(호남출신)선출직 최고위원 한명도 없는 민주당이 호남의 탯줄이라고 말할 수 있고 텃밭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마음속에서 호남을 만나러 온 것인지 안위나 당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윤 의장은 민주당이 야권분열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안철수신당을 놓고 야권분열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민주당이 10%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 안철수신당 때문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국민들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야권연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거에 임박해서,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하는 전형적인 낡은 정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철수신당이 낡은 정치를 선택하면 안 신당이 추구하고 있는 새정치의 의미가 한순간에 날라 간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장은 특히 "지난 대선에서 호남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이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위한 지역민들의 가치투자였다"며 "호남의 정치사적 의미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호남민들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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