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는 담담하고 측근들은 발끈하고, 대비돼 비박 김성태 "김무성 우습게 보는 일, 용납 못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파동’을 둘러싸고 김 대표 측이 추후 당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 배후 논란의 중심에 선 김무성 대표의 담담한 표정에 비해 측근들은 필요이상으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지적이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경제살리기의 골든타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모든 당력을 경제살리기에 쏟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 측근인사들은 15일 일제히 거칠게 청와대를 공격하고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15일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서 "청와대 참모라는 사람이 집권당 대표를 우습게 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내부 문제로 인해 야기된 예민하고 엄중한 시기에 청와대 행정관이 근신하기는커녕 여당의 대표와 중진 의원을 논란의 배후로 지목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전날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을 국정운영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더 볼썽사나운 일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지난해 김무성 대표가 중국에서 개헌을 언급했다가 뒤늦게 사과한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청와대 사람들의 인식이 큰 문제”라며 “개헌 발언이 있었지만 곧바로 본인이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고 대통령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았느냐. 청와대도 명색이 집권당 당 대표를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 줘야 하는데 며칠 있다가 또 수석이라는 사람이 입장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무성은)‘집권당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 국민 앞에 보여 주겠다 하고 당 대표 되는 사람이 뭐하는 짓이냐’ 이런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통령 잘 모시려고 하고 대통령 앞에 그렇게 납작 엎드리고 있는데 문제는 청와대 참모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신년사에)마음이 편치 않다”며 “진정한 국민대통합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혁신과 개혁이 뒤따라야 되는데 그런 개혁과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향해 “새누리당을 국정운영의 진정한 동반자로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더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역시 친김무성 인사인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이날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그리고 국회의원에 대한 배후설, 이런 것은 정말 옳지 않고 근절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고 있는 배경, 원인, 이런 것에 대한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청와대 물갈이를 촉구했다.

그는 "청와대 실무진 차원에서 이렇게 자꾸 갈등이 빚어지고, 또 국민들의 의혹을 살만한 여러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단도리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는 비서관들에 대한 신임, 이런 것들을 강력하게 피력하셨는데 비서관들 사이에서 또 다른 제 3, 4의 이런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그때는 정말 수습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친이계도 가세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날에는 이재오 의원이 수첩 논란의 진앙지로 청와대를 지목해 비판했다.

이 의원은 “비서관 3인만 아니라 행정관까지 나서서 온 데 헛소리하고 다니면 되겠나?"라며 ‘여론은 무쇠도 녹일 만큼 힘이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 '중구삭금'을 연이틀 올리면서 청와대 비판 강도를 높였다.

친이계 심재철 의원도 "오히려 3인방을 더 기세등등하게 만들어 놓은 결과가 나왔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 비판에 세를 더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모 인사는 "김무성 대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오히려 공무원 연금개혁 등 정부 방침을 뒷받침하겠다는 내용의 회견을 했다"며 "그런데 김 대표 측근인사들은 도발에 가까운 내용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공개적으로 청와대를 공격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첩파동' 때 처럼 핍박받는 대표 컨셉을 위한 고도의 정치적 전략의 일환을 구사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친박계 의원들로 구성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29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 일정을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송년회 모임 당시에도 친박계 세결집이라는 추측을 낳으며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이번 세미나는 남북관계가 주제이며, 대표적 친박인사인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 상임의장이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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