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을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가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20%P가 넘는 표차로 참패 당했는 가 하면, ‘서울의 호남’이라는 전통 텃밭 서울 관악을에서도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게 10% 가까운 표차이로 패했다.
호남이 새정치연합을 심판한 셈이다.
인천 서구.강화을과 경기 성남 중원도 새누리당 후보에게 큰 차이로 뒤졌다.
옛 통합진보당 주류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로 꼽혔던 성남 중원에서는 17대 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55.9%로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35.6%)에게 승리했다. 막판 최대 승부처였던 인천 서·강화을에서도 인천시장 출신인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54.1%를 얻어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42.9%)를 눌렀다.
이에 따라 지난 2.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정당’을 내세우고 당대표 경선에 나섰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첫 시험대에서부터 치명상을 입었다.
그는 당시 “당 대표가 안 돼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 다음 제 역할은 없다”며 “세 번의 죽을 고비가 내 앞에 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문 대표가 말한 ‘죽을 고비’가 빨리 올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호남 자민련 예상=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호남에서의 패배로 인해 ‘호남 자민련’창당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은 "앞으로 호남판 '자민련'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구체적으로 “호남 역할론을 들고 당선된 천정배 의원이 창당 깃발을 들면 그게 호남의 자민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호남발 신당' 창당론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고 그 중심에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 전 장관이 서게 된 것이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선거기간 중 천 의원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못 받은 사람 모아서 만든 세력이 정치혁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잘해야 새정치연합 2중대 되고, 잘못하면 호남 자민련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고향인 전북을 중심으로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정동영 전 장관이 천 전 장관과 손잡고 힘을 보태고, 여기에 동교동계가 추이를 지켜보다가 이에 합세할 경우 '호남판 자민련'이 등장할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 당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동교동계의 지원은 생각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의 경우 조영택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한 이후 좀체 광주 지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같은 호남신당론은 지난해 7.30재·보선에서 참패한 뒤부터 새정치연합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옛 측근들이나 호남의 새정치연합 비주류 인사들 등 대여섯 그룹이 각자 제3신당을 모색해 왔다.
◇비노 중도신당 가능성=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보통 총선 전 해의 8, 9월경에 야권 재구성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 통례이지만 올해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이어 국민모임 출범, 그리고 이번 재·보선 참패로 정치지형 개편 논의가 빨라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당장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전패하면서 작년 730재·보선 패배 이후 김한길·안철수 대표 체제가 무너진 것처럼 이번에도 문 대표 책임론과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당 관계자들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노(親盧)와 비노(非盧) 진영이 공천권을 놓고 극한 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일부 비노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재·보선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비노계 핵심인 김한길·박지원·안철수·박영선 의원에게 동반 유세 등을 제안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특히 '문재인 리더십 부재론'도 제기됐다. 전략공천 없는 무난한 경선 원칙을 지키면서 무난하게 진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을 방치한 것 역시 문 대표의 정치력 부재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이 향후 추이를 지켜보다가 집단 탈당해 비노 중도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번 재보선은 ‘지금 새정치연합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야권을 교체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민심의 표출로도 해석고 있다”며 “앞으로 친노 진보정당으로는 선거 승리를 바라기 힘들 것 같다. 근본적인 노선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도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면 야권지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비노 중도신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안 부재론= 비록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문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경희대 김윤철 교수는 "문재인 대표 외에 당장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당분간은 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야권 재편을 위한 시간을 벌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재보선 패배에 따른 ‘문재인 책임론’에 대해 친노 진영은 반대다.
친노 진영 의원들은 "문 대표가 최선을 다했지만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로 인해 버거운 싸움이었다"며 문 대표 잘못보다는 야권 분열로 인해 패배했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대표를 향한 퇴진론이 힘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월 출범한 문 대표 체제를 조기에 교체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문 대표도 30일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다. 특히 제가 부족했다"며 "그러나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저의 부족함을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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