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구멍난 ‘김상곤 혁신호’?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5-31 15: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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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구성부터 난항..김 위원장. 불출마로 돌파구 마련하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들어갔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혁신위원을 맡겠다는 사람도 없어 다음달 초까지 혁신위 구성을 마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31일 “혁신위가 출범도 하기 전에 벌써 배 밑 바당에 구멍이 난 것 같은 상황”이라며 "6월 초까지 혁신위 인선을 마치겠다는 김상곤 위원장의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연일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당 안팎 인사를 두루 접촉하며 혁신 위원 후보군을 추리고 있지만 인물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혁신 기구만 7차례나 꾸려졌었다. 그때 참여했던 사람들을 그대로 쓰자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가 나올 것 같고, 제외하자니 인물난이어서 고민인데다가 그나마 제안을 해도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혁신위가 당내 민감한 상황을 다루는 막중한 역할이 부여된 만큼 자칫 잘못 구성했다가는 되레 당내 갈등만 유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설사 적절히 계파별 인선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리 나눠먹기’를 했다는 비판이 이어질 수 있다.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작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혁신위원장 인선 당시부터 많은 외부인사들이 위원장직 거명 자체에 부담을 느껴 고사한 바 있는데다 새정치연합의 ‘혁신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도 혁신위 인물난을 부추기고 있다.

새정치 비전위에 참여했던 최태욱 교수는 “지난해 우리가 만든 것도 사실 새로운 안은 아니었고 과거 천정배 혁신위나 정해구 혁신위에서 발표했던 것을 토대로 제언을 한 것”이라며 “문제는 이렇게 만든 혁신안을 어떻게 구속력 있는 제도로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현재로선 그 부분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태일 교수 역시 “사실상 캐비닛에 잠재워 놓으니 혁신위에 더 이상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새정치연합에는 문서화된 혁신안만 현재 6건이 존재하고 있다. 뉴민주당 비전위, 2011년 천정배 혁신위, 2012년 정치혁신위원회, 대선평가위원회, 새정치 비전위원회 등이 혁신안을 결과물로 남긴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혁신위의 권고가 무시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새정치비전위는 부패 전력자 공천 배제, 공천배심원단 도입을 통한 객관적인 공천제도 등을 주장했으나 이후 치러진 7월 재·보선은 중앙당의 무리한 전략공천과 비리 전력자 공천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여러 혁신위에서 다룬 내용만 간추려도 충분하다”며 “실천을 안 하는 게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곤 위원장이 내뇬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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