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위는 사실상 ‘親盧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6-11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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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 2명 빼곤 친노-운동권 일색 ...친노 계파 해체 못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11일 당 혁신위원회 인선과 관련, "거의 다 운동권, 친노 성향"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는 등 비노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가장 큰 선결 혁신과제가 친노를 대표하는 수장 격인 문재인 대표 사퇴를 통한 친노 계파 해체인데, 이 혁신위원회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면서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을 주장했던 조국 교수의 혁신위 합류에 대해 "우리 당의 썩은 부분은 바로 친노 패권"이라며 "곪아터진 부분을 도려내야지, 그 부분은 도려낼 생각을 하지 않고, 생살을 뜯어내서 무슨 당에 혁신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친노 운동권의 시각이 항상 호남을 때리고, 호남을 구 정치세력으로 몰아야 본인들이 산다는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다"며 "친노 패권에 의해서 당 대표가 되어서, 친노패권 청산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 대표, 이 분의 사퇴만이 바로 육참이 될 수 있다"고 거듭 문재인 사퇴론을 제기했다.

또 박 의원은 "(혁신위가) 친노 계파를 청산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데, 과연 친노 성향과 운동권과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이 이런 일들을 해낼수 있겠느냐. 초록은 동색"이라며 "김상곤 위원장 혼자의 뜻은 아닐 것이고, 지도부의 뜻이 많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실제 혁신위원으로 영입된 조국 교수와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에 대해서는 '친노' 인사라는 당내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당초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진영은 조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비노 진영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조 교수의 혁신위 참여 과정에 문 대표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비노계 한 중진 의원은 “혁신위원 중 조 교수는 친노 성향이라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고, 최인호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비서를 지냈고 이후 청와대 부대변인, 국내언론비서관을 역임한 핵심 친노 인사”라며 “친노 중심으로 당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내부인사들도 우원식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등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인사인데 민평련은 친노에 가깝다”며 “혁신위원 10명 가운데 4명이 친노라면 사실상 혁신위는 ‘친노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 인선된 혁신위원 10인 중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 대부분이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도 비노계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이란 점에서 당내 반발이 예상된다.

비노계 모 의원은 "이주환, 이동학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운동권 일색이다. 친노·비노 계파 논쟁에 대한 인적 쇄신을 한물 간 운동권과 연대해 해결 하겠다는 것"이라며 "계파갈등 해결과 인적쇄신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이념'이라는 낡은 세력이 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이에 따라 혁신위의 '고강도 개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조국 교수의 참여로 예상보다 강도 높은 쇄신안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호남 지역구 중진의원은 "혁신위는 당이 어려워지면 집행자 역할도 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현재는 아무것도 못 할 구조"라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계획을 짜는 수준에서 그칠 것 같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상곤 위원장은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만큼 강한 혁신의 면모를 보여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국 교수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도 "호남 의원 '물갈이론'과 '4선 이상 의원 용퇴론'은 조 교수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혁신위원 10명에게 계파적인 활동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도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 참여를 결정했다"며 "혁신위에서 이름이 부각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그런 관점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혁신위원회는 12일 첫 회의를 열어 공식 활동을 시작한 뒤 9월 정기국회 전에 당 혁신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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