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깃발에 유승민-김부겸 모이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8-17 1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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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유승민에 ‘대구회동’제안...‘유-김 연대’가능성에 촉각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조만간 대구에서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유승민-김부겸 연대’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17일 "유승민 김부겸 만남 자체가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김부겸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만난다고 하고, 고(故) 박상천 고문의 상가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까지 만나면서 제3지대 중도신당, 무소속 연대 등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또 “정치는 생물”이라며 “대구에서 김부겸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만난다는 (보도를) 보고 여러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저 자신도 예측 불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당론에 대해선 "분열해서 패배하기보다는 통합, 단결해서 정권 교체의 길로 가야 하지만 당에 문제가 있고, 보편적 국민의 민심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신당파와 친노 등이 충돌하고 있다. 현재는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크건 작건, 총선을 앞두고 신당이 창당되는 것은 처음부터 상수라고 보고 있다"고 신당 출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김부겸 전 의원은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8월 중순 대구에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유 원내대표와 식사하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40년 지기로서 위로한다는 차원일 뿐"이라고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둘러싼 대구 정가의 움직임으로 볼 때 두 사람의 회동 추진이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유 모두에게 쉽지 않은 정치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탓이다.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그동안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6?4지방선거 대구시장선거 당시 수성구에서 47.79%의 높은 득표를 한데다가 이 지역 현역의원인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새정치연합 최초의 대구 국회의원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김부겸 대항마'를 자처하며 이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둥지를 튼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지지율을 등에 업은 김문수 전 지사와 새정치연합 간판을 달고 나와야 하는 김부겸 전 의원과의 싸움은 그것으로도 이미 결정 난 것 아니겠느냐”며 “김 전 의원으로는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정도 녹록치 않다.

지역구인 대구 동을이 새누리당 텃밭이어서 그동안 수월한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공천 과정이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국방위 현안보고에서 유의원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뭐하는 사람들이기에 NSC가 8월 8일에 열렸느냐. 보복 시점도 다 놓쳤다"고 질타하자 이정현 최고위원이 "지금 어디에다 대고 공격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아군 진지에 대고 혀로 쏘아대는, 설탄(舌彈)을 쏴대는 일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유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린 상황도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게 한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부겸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회동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주목된다”며 김 전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예상했다.

그는 "김 전의원이 김문수 전 지사를 압도하기 위한 모멘텀으로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둘 수도 있다"며 "아무래도 새정치민주연합 간판보다는 무소속 간판으로 출마하는 것이 득표율 제고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만약 공천이 여의치 않다면 그가 제시한 '신보수 노선'을 천명하며 김부겸 전 의원과 공동전선을 구축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만약 김부겸-유승민 연대가 현실이 된다면 대구 정가를 뒤흔들 매머드급 이슈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손학규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 경우 김부겸 전 의원과 함께 유 의원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두 사람의 회동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신당’언급이 단순한 농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손학규 전 대대표와 함께 한 김부겸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향해 "앞으로 대구 정치를 이끌 두 명의 유망주"라고 평가하면서 "신당을 만들어도 되겠네"라고 농담을 건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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