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을 위해 생일파티 마련한 성북구 돈암1동 주민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8-07 13: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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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고수현 기자]독거노인을 위해 생일파티를 여는 이웃 이야기가 지역을 감동시키고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1동 주민이 주인공이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생일이 되면 특히 외롭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주민 몇이 의기투합해서 시작했는데 많은 이웃과 주민센터까지 힘을 보태주니 정기적으로 더 많은 어르신의 생일파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돈암1동 주민대표 윤광희 씨의 말이다.

돈암1동 독거노인 생일파티는 2015년까지 몇몇 주민이 마음을 모아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대상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을 2016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매월 첫 번째 화요일로 날을 정하고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하다보니 대상 어르신도 확대되었다.

생일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어르신들의 미소를 잊을 수가 없고 그만큼 외롭게 생일을 보내는 독거노인의 외로움에 마음이 쓰인다는 주민의 빗발치는 민원(?)에 행정도 소매를 걷었다.

관내 만75세 어르신 중, 해당 월에 생일을 맞이한 대상자를 찾고 또 복지 상담 기록을 근거로 선별하는 등 주민을 도왔다. 여기에 복지담당 공무원이 동행하여 건강체크도 함께 실시했다.

이번 8월 첫 번째 화요일인 1일에도 생일파티가 열렸다. 김금자 어르신(돈암1동, 76) 등은 생일케이크와 축하노래 선물을 가지고 문을 두드린 이웃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자식들도 제 삶을 챙기느라 생일을 잊어버리는데 직접 이렇게 방문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무한 반복했다고 한다.

독거노인 생일파티가 독거노인의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크다는 게 주민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던 가슴 속 깊은 사정을 하나, 둘씩 꺼내 놓으며 우울감을 나누고 행정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엄종섭 돈암1동장은 “돈암1동이 대부분 공동주택이지만 이웃 간 정이 살아 있어 원주민의 정주율이 높고 독거노인 비율도 높아 이들에 대한 다양한 관리가 필요한데,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을 주민이 먼저 발굴하고 적절한 도움을 요청하는 등 복지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북구는 돈암1동 독거노인 생일 챙겨 드리기가 주민과 행정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독거노인의 우울감 해소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의 좋은 사례라고 판단하고 모든 동으로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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