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의정활동 중단 선언

채종수 기자 / cjs7749@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4-01 11: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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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 연정 · 경제민주화 · 문화 · 평화 등 5대 시대적가치 결실
도민들께서 잊지 않고 찾아준다면 2026년 경기도지사 도전"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수원=채종수 기자]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최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장 취임 당시 의정 슬로건이었던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사람 중심, 민생 중심의 의회'가 정착되도록 지금껏 즐거운 마음으로 오로지 도민만 바라보며 일해 왔다"며 "이제 후진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최연소 의장으로 그동안 활발히 펼친 정치인생을 접고, 과거 몸담았던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돌아갈 뜻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정치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내려놓을 때를 찾지 못하고 우물거리다가 오히려 모든 것을 잃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이 다음 도전을 포기하는 결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경기도의회 수장의 위치에 있는 정 의장의 선택이 남달리 보이는 이유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형식의 인터뷰 전문이다.



■ 향후 의정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돌아온다면 언제쯤일 것으로 생각하나.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의정활동보다는 중앙당의 눈치를 보며 선거 준비에 급급하다. 도의원 3선에 의장까지 했는데 또 다른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임기가 끝나면 다시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이것은 10년 전 처음 도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부터 마음속에 그린 생각이다.

그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도민을 위해 일했다. 제9대 도의회 의장으로서 5년 만에 법정기한내 예산을 편성하는 성과를 거뒀고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사람 중심, 민생 중심의 의회로 자리잡도록 했다.


현재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남은 임기 동안 의원보좌관제 실현,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지원, 역량있는 젊은 인재의 정치 참여를 돕기 위한 후원회 제도의 추진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퇴임 후 회사원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늘 최선을 다해왔기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며 도민을 위한 정치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의장 퇴임 후에도 도민들이 저를 잊지 않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게 되는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오는 2026년 경기도지사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동안 많이 보고 듣고 배우면서 보다 큰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제9대 후반기 경기도의회를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기본원칙과 의정방향으로 자치와 분권, 연정, 경제민주화, 문화예술, 평화 등 5대 시대적 가치를 제시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지.


2016년 7월 경기도의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5대 시대적 가치를 제시했다. 경기도의 당면한 과제를 자치와 분권, 연정, 경제민주화, 문화·예술, 평화 이렇게 5대 시대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첫째는 ‘자치와 분권’은 대통령제의 막강한 권한을 나눌 수 있는 대안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방분권 내용이 포함된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둘째는 ‘연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역사를 쓴 바 있다. 비록 지난 2월28일 연정 종료를 선언했지만,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권력분산을 통해 대립하고 투쟁하지 않는 상생정치의 모델이 됐다. 셋째 ‘경제민주화’는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이 되는 가치로, 양극화의 심화·복지제도 축소·비정규직 증가와 같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풀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경기도의회·경기도·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간접고용 근로자의 직접고용 추진협약을 맺은 후 지난 3월 초 경기도문화의전당 기간제 및 간접근로자 46명을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하는 성과를 낸 바가 있다. 넷째는 ‘문화예술’로 경기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다. 도민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경기도내 박물관, 미술관 입장료를 무료화하는 등의 도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섯째, '평화'다. 경기도는 ‘평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남북분단의 상징인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 임진각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는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경기도의회도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5대 시대적 가치를 실현하고 더욱 더 발전시켜 ‘따뜻하고 희망찬 경기행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경기도 31개 시·군에 지역상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도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회를 만들기 위해 2015년 3월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지역상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31개 시·군에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도민현장 소통창구 및 의정활동 강화를 위한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 현안 및 생활민원 상담은 물론 주민·도의원·시·군 공무원 등과 함께 지역발전 정책을 협의하고 의정활동 자료 수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반응도 좋고 방문객도 많다.


올해는 주민편의 증진과 민원상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담소별 위촉상담관을 모든 시·군에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청·시·군 퇴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위촉 상담관은 주 2~3회 민원상담을 실시하며, 현행 13개 시·군에서 31개 시·군으로 확대된다.


또한 시·군 민원실에 지역상담소 안내홍보 배너를 설치하고 상담소 직원을 대상으로 민원 응대 요령 등의 분기별 직무교육을 실시해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욱 질 높은 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홍보 동영상을 제작·상영(상담소내 TV, 시·군 전광판 등), 리플릿(8만장)을 제작해 도·시·군 민원실, 교육(지)청, 읍·면·동사무소에 배포, G버스, 지하철(3호선), 공항철도, 케이블TV, 터치앤고 등의 방송매체를 이용하는 등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석면 등의 발암물질, 미세먼지, 단체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등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세운 방안은.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며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희망이자 미래이므로 항상 좋은 것을 먹고 안전한 생활환경에서 수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학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도의회에서는 특히 학생들의 먹거리는 안전하고 좋은 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학교 급식 관련 조례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 학교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석면 안전관리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이번에 개정된 '경기도 학교석면 안전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2018년3월21일 일부 개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석면 안전관리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학교석면 안전관리의 기본목표, 안전관리 현황, 안전관리 및 해체를 위한 향후 추진계획 등의 사항이 포함된 석면안전관리기본계획을 교육감은 5년마다, 학교 교장은 매년 수립·시행 하도록 규정됐다.

■ 지난 2월28일로 연정사업이 종료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에 연정사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 연정합의문에는 오는 6월까지 하기로 한 사업이 4개월이나 조기 종료하게 된 것에 대한 의장의 생각은.

2014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연정은 국내 정치 사상 첫 시도로 큰 의미가 있다.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상생과 통합의 정치로 오로지 도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기도정을 구현하고자 시작됐다.


제1기 연정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2기 연정에서는 연정부지사를 필두로 ‘책임연정’을 실시하면서, 도의회 의장이 연정주체로 참여하지 않고 연정중재위원회의 위원장이 돼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중재 역할을 하는 등 다방면에서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2월28일, 1426일 만에 당초 예정보다 4개월 일찍 연종 종료를 선언했지만, 288개 연정합의과제를 마무리하고 모든 과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연정에 대한 평가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나, 경기도 산하기관장의 정책성과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도입한 인사청문회(2014년)가 이제 전국 11개 광역단체에서 시행 중임을 감안할 때 경기도 연정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제10대 의회에서도 연정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집행부와 경기도의회 의원 모두가 정당 구분없이 상호존중과 대화를 통해 오직 경기도민의 행복과 경기도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연정의 정신만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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