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그리고 노년의 탐욕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6-07 18: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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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이영란

 

 
최근 '국민 밉상' 반열에 오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보면서 ''노년의 탐욕을 경계해야 성공한 인생이 된다'고 가르치던 공자님 말씀을 생각했다. 


그동안 '별의 순간'이라는 그럴 듯한 수식어를 남발하면서 면류관 씌우듯 특정 정치인을 '유력 대권 주자'로 점지(?)해오던 그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말 바꾸기'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띄워 올리며 조력을 자청하던 윤 전 총장에 대해 갑자기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궁지에 몰렸다. 


무엇보다 해당 '발언'으로 옹색해지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해명'까지 동원했다는 혐의에 몰리면서 도덕성 논란까지 자초한 형국이다. 


특히 과거 윤 전 총장을 호평했던 발언과 대비되면서 김 전 위원장은 ‘변덕스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각종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타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며 간접적으로 '조력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별의 순간’은 독일어권에서 '운명의 순간' 의미로 쓰이는 표현으로 김 전 위원장은 이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장관에 대해서도 같은 표현으로 힘을 실은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안상수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후보가 있으면 도우려고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서게됐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을 노골적으로 평가절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그가 입장을 바꾸게 된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자신의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김 전 위원장은 전날 TV 조선과의 통화에서 “일반론적인 얘기일 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검사 출신 가운데 대선주자로 나선 이는 윤 전 총장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안 전 시장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데 끼어들어 잡담하는 식으로 얘기를 한 것”이라며 사적 대화를 언론에 공개한 안 전 시장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얼토당토 않는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따르면서 거짓해명일 경우 김 위원장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안 전 의원 측에 따르면 문제의 '검사 불가론' 발언은 김 전 위원장이 인천시장 출신으로 최근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안 전 의원 초대에 응한 자리에서 불거졌다. 


김 위원장이 “경제가 어려운 현시기에는 능력 있는 사람 필요하다”며 안 전 의원의 인천시장 재임시절 경제 관련 업적을 호평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전 의원은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자신에 대해 생각보다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 놀라웠다고 측근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일 오후 6시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의원 명의로 예약된 모 호텔 식당에서 이뤄진 당시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다른 동석자가 없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안 전 의원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끼어들었다'는 김 전 위원장 해명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잘못됐다면 곧 바로 인정해 수습하면 될 일을 이런 저런 꼼수를 부리다 말년에 제대로 '망신살'을 자초한 형국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궁색한 상황을 거짓말로 모면하려던 김 전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질타하는 질타하는 소리가 적지 않으니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실제 국민의힘 김영환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최근 발언을 '이솝 우화의 신포도'에 비유하며 "오랫동안 존경해 왔지만 어제 그 말씀과는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 검사출신이 바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그런 나라는 동서고금에 없다 전대미문이다. 경륜이 있고 경험이 있는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 라는 취지의 김 전 위원장 언급을 거론하면서 "몇 달 전에 '별의 순간'이 왔다고 하신 말씀은 어떻게 된 거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 다시 '40대의 경제 전문가'로 돌아가신 거냐"며 "솔직히 그런 분은 김종인전위원장 한 분 밖에는 없는데? 조금 더 나이가 젊으셨더라면...."이라며 우회적으로 정치적 노욕을 놓지 못하는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눈길을 끌기도 해다. 


이 같은 김 전 의원 지적은 "김 위원장이 '별의 순간'을 언급할 때만 해도 정치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이 정치고수를 자처하는 자신을 필요로 할 줄 알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으니 급기야 스스로를 삼류정치 기술자로 끌어내리는 처신을 했다"고 혹평하는 인터넷 공간의 다수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전 의원 발언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비슷한 톤으로 김 전 의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이래 저래 그동안 역대 정권과 정당을 넘나들며 5선 국회의원 경력을 만들어낼 정도로 실력(?)을 발휘하던 '김종인 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조짐으로 보여 씁쓸하다. 


그나마 노년의 탐욕으로 '김종인' 이름 석자가 '노추'의 대명사로 자리잡는 '악운'만은 피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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