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북 무인기 격추 실패에 격노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28 14:27:5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민주당, "윤석열 정권의 안보참사"로 규정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군의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와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그동안 도대체 뭐한 거냐"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이 장관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고 이같이 언급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이날 전했다.


윤 대통령 보고에 앞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오전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이 회의에는 이 장관을 비롯해 김승겸 합참의장,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과 임종득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임상범 안보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우리 군이 격추 실패 상황을 점검하고, 후속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어 김 실장과 이 장관은 지하 벙커 회의 도중 윤 대통령을 만나 논의 내용을 중간 구두 보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그러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어떻게 북한 무인기 공격에 대비하는 데가 없을 수 있느냐. 과거에 이미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지금까지 뭘 한 거냐"고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첫 번째 1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께서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는데,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한 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는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을 비롯한 우리 영공 침범과 관련 "윤석열 정권의 안보참사"로 규정하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7시간 동안 멋대로 누비며 우리 군의 안보태세를 농락했다. 적기가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지만 격추는커녕 오히려 우리 공격기 1대만 추락했다"라며 "대한민국의 안보가 뚫린 것이며 용납할 수 없는 안보참사"라고 직격했다.


그는 "백주대낮에 북한 무인기에 대한민국 영공이 뚫렸다. 하물며 북한이 야간에 무인기를 보낸다면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무엇보다 이같은 사실을 꼭꼭 숨긴 군 당국과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7시간 동안 국민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고, 공습경보조차 울리지 않은 점 등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주장이다.


박성준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안보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중에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았다. 별일 아니라고 본 것인가, 아니면 대응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국방위는 이날 오후 북한 무인기 서울 상공 침범 등과 관련해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2017년 6월 이후 약 5년 6개월 만으로, 군 대응 작전으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민간 항공기 이륙이 중단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군은 공군 전투기, 공격헬기 등을 통해 20mm 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지만 격추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군 당국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렸고, 대응 또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