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금 48억 횡령' 前 법원직원 징역 13년

최성일 기자 / look7780@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7-10 16: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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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직무 신뢰도 크게 훼손"
50차례 빼돌려 투자로 탕진

[부산=최성일 기자] 공탁금 48억여원을 횡령해 대부분을 날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법원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10일 열린 전 부산지법 7급 공무원 박모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원 공무원으로서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고 적법하게 공무를 집행해야 함에도 피공탁자가 '불명'인 경우 피공탁자를 임의로 변경해 공탁금을 지급하더라도 발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악용해 죄책이 매우 중하다"며 "이번 범행으로 국가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고 공무원의 직무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피해액 48억원 대부분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로 대부분 손실됐고 피해 복구도 요원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탁업무를 수행하던 중 전문적인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타 부서로 옮겼을 때도 이전보다 더 대담한 수법으로 추가 범행을 하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이번 사건이 국민에 대한 신뢰를 깼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기소한 횡령 등의 혐의가 아닌 뇌물죄 양형 기준의 최대인 징역 15년 11개월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공무원으로 임용된 지 15년 된 박씨는 2022년 말부터 1년여간 부산지법에서 50여차례에 걸쳐 공탁금 48억원을 횡령해 위험성이 큰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대부분을 날렸다.

박씨는 공탁계에서 형사합의부로 옮기고 난 뒤에도 인수인계가 덜 됐다는 이유를 대거나 점심시간 몰래 사무실을 찾아 공탁금 횡령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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