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자진귀국 가능성 열어둬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검찰이 본격적으로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60) 전 기무사령관의 강제송환 절차에 들어갔다.
범죄인인도 청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외교부를 거쳐 늦어도 이달 안에 미국 사법당국에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검찰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양중진 부장검사)는 미국 외교·사법당국에 조 전 사령관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청구서 번역 등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9월 전역한 후 같은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이 지난해 조 전 사령관의 자진귀국을 타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지난해 9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신병확보를 준비해왔다.
또 조 전 사령관은 이후 외교부의 여권 반납 통지에 응하지 않아 여권도 무효화 된 상태다.
현재 수사단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도 조 전 사령관의 수배를 요청했지만, 수배 발령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이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해 범죄인인도 결정을 내리면 실질적인 송환절차가 시작된다.
다만 조 전 사령관이 현지에서 소송 등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송환이 길게는 수 년 간 지체될 수 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자진귀국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문건에서 조 전 사령관은 계엄령 시행 중 경찰과 국정원, 헌병의 기능과 역할을 총괄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조 전 사령관이 송환되면 계엄 문건을 둘러싼 의혹에 연루된 박근혜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함께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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