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남경필-정두언, 그 뻔뻔함이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6-15 11: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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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한나라당은 정말 웃기는 정당이다.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소장 쇄신파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난리법석을 떨지만, 정작 책임 당사자인 ‘선배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다.

실제 정두언(53.서울 서대문을) 의원이 15일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의 성패가 걸린 이번 전대에 출마, 한나라당이 세대교체와 보수혁신, 당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은 이번 전대를 계기로 당.정.청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며 "정권 재창출은 정부가 아닌 당이 하는 것으로, 당이 청와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7월10∼14일 사이에 개최될 전대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은 정 의원이 처음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전대 출마의사를 밝힌 그가 6.2 지방선거를 패배로 이끈 책임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 그는 중앙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으로 6.2 선거의 모든 기획을 총괄하는 책임자의 위치에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두언 의원뿐만 아니라, 남경필 의원도 전대 출마의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국민과 소통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용기 있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대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경필 의원 역시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6.2지방선거를 이끌었고, 결국 한나라당 참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정두언 의원이나 남경필 의원 모두 한나라당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젊고 활력 있는 정당론’을 언급하는 등 이들 친이 소장파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자 살판났다는 듯이 설쳐댄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안팎에서 지방선거 참패로 "정두언, 남경필 의원만 잘 나간다"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져 나오겠는가.

보다 더 웃기는 것은 쇄신파 의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지금 초선 쇄신파 의원들이 6.2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면서 당정청 쇄신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6.2 지방선거 책임 당사자이자 쇄신의 대상인 정두언-남경필 의원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오히려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그들을 감싸고 보호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만일 ‘선배 소장파’에 대한 예우 때문에 그들을 감싸고도는 것이라면 한나라당은 희망이 없다.

특히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친이 핵심인사들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라면 쇄신파들의 외침은 거짓이다.

쇄신파 의원들에게 묻자.

지난 9일 54명의 쇄신파 의원들이 모여 “선거 결과에 책임 있는 사람들, 여론의 지탄을 받는 미디어법이나 4대강, 세종시 등을 총대 메고 추진해온 사람들은 뒤로 빠져야 한다”는 의견들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두언-남경필 의원은 선거 결과에 책임이 없는 사람들인가?

그리고 이들은 미디어법이나 4대강, 세종시 등을 총대 메고 추진한 사람들이 아닌가?

우리 국민은 정두언-남경필 의원이 미디어법이나 4대강, 세종시 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쇄신파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

정말 한나라당을 위기에서 구할 의지가 있다면, 이들의 전대 출마를 질책하고, 이들의 뻔뻔함에 손가락질 할 수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인재가 없는 정당, 그래서 필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는 정당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정두언-남경필 의원으로 하여금 ‘세대교체’의 깃발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정두언-남경필 의원은 부디 "60대 '예스맨'이 40대 '예스맨'으로 가면 '세대교체론'은 의미 없다"는 권영세 의원의 말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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