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김지은씨도 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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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56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 취재진들이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지, 심경이 어떤지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특히 이날 첫 공식공판에는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방청을 위해 찾았다. 법원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씨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통로로 법정에 출석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판은 김 씨가 지난 3월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이래 4개월 만에 열렸다.
법정에 선 안 전 지사는 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현재 직업은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재판장은 "지위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전 충남도지사'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도지사로서 수행비서인 김 씨에 대해 절대적인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가 갑의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전 지사 측은 "검찰이 수행비서의 의미를 과장한다"며 "가령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수행비서는 '예스'라고 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는 수행비서의 적극성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가운데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며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 "권력형 성범죄 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 "나르시시즘적 태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안 전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의 맹공세에도 안 전 지사는 안경을 벗어 안주머니에 넣고 눈을 감은 채 미동 없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반쯤 숙인 모습으로 간혹 손을 입가에 갖다 대는 정도로 움직일 뿐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고 구호를 외치며 안 전 지사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은 피해자 인권회복과 가해자의 처벌이라는 단순하고도 분명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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