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동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맹비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1-05 11: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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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찬반 표명’ 안해...여론 추이 살필 듯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5일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무분별한 서울 확대'이자 '지방 죽이기'라고 규정하며 “나쁜 정치”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침묵’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은 불리한 선거판을 흔들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은 선거판을 넘어 균형발전이라는 국가목표를 흔들고 있다.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국가전략으로 추구해 왔다. 지방소멸의 흐름을 막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며 "그런 힘겨운 노력을 여당이 단숨에 흔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누구는 김포를 품으면 서울이 바다를 갖게 된다고 했다. 국가의 모든 것을 서울의 행정구역 안에 둬야만 좋은 것인가"라며 "그런 논리라면 설악산도, 지리산도 서울에 편입하자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포 서울 편입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결론을 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여당은 균형발전을 어떻게 추진할지, 지방소멸을 어떻게 저지할지를 먼저 내놓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뚜렷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는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일 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작심한 듯, 여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나라의 미래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포시민을 표로만 보는 발상에서 비롯된 일이다. 참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김포와 서울을 연결하는 지도를 보면 그야말로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이라며 "세계적 조롱거리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그는 “(여당이) 당론으로 정하고 특위까지 구성한 바로 그날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시대를 주창했다“라며 "지방시대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은 왜 아무 말도 없냐. 계속 침묵한다면 윤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정책은 국민 사기극이었다고 하는 것을 자인하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 안팎의 '찬반 표명' 요구를 일축하며 당분간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할 생각이다.


수도권 총선 판세를 뒤흔들 사안인 만큼 섣불리 입장을 냈다가는 향후 탈출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메가 서울을 여당의 '총선용 카드'로 보고 여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나라 국토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인데 번갯불에 콩 볶듯 바로 입장을 내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당은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전 했다.


대신 민주당은 맞불 차원에서 김포시 숙원 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으로 역공을 꾀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정부·여당에 '5호선 연장 예타 면제 및 착수'에 더해 '9호선 연장 검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당의 '메가 서울' 구상을 수도권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국토 갈라치기', '총선용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여론전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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