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 패거리의 몰락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09 11: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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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과는 한마디로 ‘유승민과 이준석’의 몰락으로 규정할 수 있다.


내부 총질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의 분열정치에 당원들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한마디로 유승민과 이준석식의 분열정치를 추방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이 반영됐다는 말이다.


실제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계라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들이 전멸했다.


김기현 당 대표는 52.93%의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됐다. 반면 컷오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고작 14.98%의 득표율로 참패했다.


청년 최고위원 역시 장예찬 후보가 55.16%의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됐다. 하지만 그의 경쟁자를 자처하고 나선 이준석계 이기인 후보는 18.71% 저조한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에는 김재원(17.55%)‧김병민(16.10%)‧조수진(13.18%)‧태영호(13.11%)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10.87%), 허은아(9.90%)는 각각 6위와 7위로 낙선했다.


이쯤 되면 자신들이 왜 당원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 성찰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도리이겠으나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내부 총질을 이어가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새보계의 수장인 유승민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직후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하여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소속 정당을 이처럼 깎아내리는 것은 사실상의 자해행위로 당원이라면 절대로 해선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도 유승민 전 의원은 그런 개념 자체가 없다. 반성은커녕 내부 총질로 당이야 망하든 말든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추악한 의도가 엿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는 3·8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곡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곡이 흘러나온 것을 문제 삼아 곧장 페이스북에 “대통령 입장 음악으로 이걸 고른 사람은 윤리위 가야 할 듯”이라고 지적하면서 가사 일부를 옮겨 적었다.


‘민중의 노래가 들리나/ 분노한 자들의 노래/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민중의 음악이네/ 심장 박동 소리가 북소리와 공명할 때 내일이 오면 시작될 새로운 삶이 있네.’


윤 대통령이 입장하는 장면에서 나온 ‘분노한 자들의 노래’와 이 전 대표가 주창해 온 친윤 그룹을 향한 ‘분노 투표’를 연결 지으려는 악의가 담겨 있다.


김행 전 비대위원이 “이 전 대표의 황당무계한 글은 곡학아세이자 당심을 난도질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연유다.


그러면서 김 전 비대위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당원들에게 ‘내부 총질러’라는 비난만 듣게 된다. 우리가 싸울 대상은 범죄 의혹 덩어리인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고 일갈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이미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당대표 선거 후원회장을 맡았던 신평 변호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경쟁을 벌인 천하람 후보와 그를 지원한 이준석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윤석열’을 너무 외쳐버렸다는 것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도 이준석 전 대표의 공천 여부에 대해 "사법 리스크가 해소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공천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지금은 이준석 전 대표의 거취 등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른바 '성접대 의혹'건을 해결한 뒤에나 공천문제를 거론할 수 있지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승민 이준석 일파가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도 그걸 알기에 과격한 내부 총질로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못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 당원들의 뜻을 확인한 만큼, 유승민 이준석 일파의 행위와 발언들을 문제 삼아 윤리위에 회부하고 그들을 당에서 추방함이 마땅하다. 트로이 목마를 성안에 두어선 안 된다.


거대한 트로이 성이 멸망한 것은 성을 에워싸고 있는 5만의 아가멤논 연합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작 트로이 목마 속에 숨어있던 30명의 병사에 의한 것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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