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당무 복귀 앞두고 계파 갈등 노골화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0-09 11: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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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당에 도움 안 되는 사람에게 공천을 줄 수 없어”
이원욱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 만드는 게 목표?”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계파 간 갈등이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시스템에 의해서 공천을 하지만 당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한테 공천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이 대표 체포 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의 문제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당에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갖고 판단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징계론’에 대해선 일단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로 결단을 미뤘다.


그는 “찬성표를 던졌다고 해서 무조건 법적 심판으로 가야 하나. 정당이라는 것은 정치적 해법이라는 것도 있다”라면서 “(징계론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좀 더 차분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정치적 해석’이란 발언에 대해서는 “(가결 의원들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도 제가 알고 있다”라며 “지역 권리당원이나 지지자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의원들이 있다. 그것이 정치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심판원 회부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리심판원에 간다고 해서 다 처벌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윤리심판원 징계로 다룰지 말지 일차적으로 다룰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당 통합과 혁신에 도움이 될지 판단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과 상의해 함께 문제를 풀어가겠다"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민주당 홈페이지 ‘국민응답센터’ 게시판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행위 5인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설훈, 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6만명 가까이 동의를 받은 상태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당 지도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지도부는 답변 기한인 청원 5만명 달성 후 30일 이내에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다만 실제 징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전망할 수 없다. 최고위원회가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하면 윤리심판원에서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는데, 아직 최고위는 직권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민주당 의원 중 비명(비이재명)계를 색출하기 위한 ‘수박 당도 감별 명단’이 돌고 있다. ‘수박’은 강성 지지층이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겉과 속이 다르다고 비하하는 은어다.


‘수박아웃’ 사이트에 올라온 ‘민주당 수박감별기’는 민주당 의원을 △검사탄핵 발의 참여여부 △불체포특권 포기 △대의원 1인1표제 반대 △민주당의길 소속 △민주주의4.0 소속 △원내대표단 소속 등 6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한 항목당 1점을 매긴 뒤 총점을 0∼5까지 수박 당도로 표기했다. 해당 의원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투표’ 여부도 추정 등을 기반으로 정리했다.


최고점인 수박당도 5를 기록한 의원은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 등이었다. 당도 ‘4’ 의원은 김영배·박용진·양기대·오기형·이용우·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7명이었으며, 당도 ‘3’ 의원은 박광온·서동용·고영인·오영환·김철민·이병훈·이상민·서삼석·송갑석·장철민·전해철·송기헌·최인호·신동근·홍기원·홍정민 의원 등 16명으로 집계됐다.


고민정 최고위원,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19명은 당도 ‘2’, 당도 ‘1’로 분류된 의원은 54명이었다.


이에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는 지지자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며 “당신들은 민주주의자 맞는가? 극단적 종교집단,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민주를 오염시키고 있지 않냐”며 “이러한 팬덤에 의지해, 팬덤을 결집해 정치하려는 이 대표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 오직 관심이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만이 목표인가? 누구의 민주당이라는 용어가 민주주의 정당에 맞는가?”라고 거듭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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