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유력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자 행보를 이어가며 일주일 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동 요구를 일축하는 모양새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달 24일 귀국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2박3일 호남을 찾았던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 참배를 위해 2일 다시 호남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민들이 정부는 물론 기대를 걸었던 민주당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하고 계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현 단계로서는 (당에서의)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이개호 의원과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 행정관 등 100명 이상이 이 전 대표와 함께 하면서 친낙(친 이낙연)계 세 결집이 본격화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이 예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재명 대표의 회동 요구에 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일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저러지만 양 이씨(이재명, 이낙연)는 뭐가 그리도 틀렸냐"면서 두 사람의 만남을 촉구했다.
최근 국정원 재임시절 채용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잡고 함께 싸워도 이길둥 말둥한 내년 총선"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만나고 풀고 단합하고 국민 손을 잡고 나가한다"며 "패배하면 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 낙연 전 대표에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기자들에게는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귀국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회동 제안에는 일절 함구하며 무반응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친낙계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30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 전 대표가 협조하지 않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 이렇게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며 "세상의 모든 선거에 다 주역이 있는데 주역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고 조력자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들이 만연하기 시작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악마화, 요즘에도 신천지 연루설들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정말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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