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발주 아파트, 무더기 철근 누락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8-02 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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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TF 발족…필요하면 국정조사도 추진
尹 “건설 산업 이권 카르텔…깨부수어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된 것 관련, ‘이권 카르텔’로 규정하면서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필요하다면 국회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TF 위원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정재 의원이 맡았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부실했던 주택관리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감사·수사와 별도로 진상조사 TF를 발족해 아파트 부실시공 사태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LH가 사퇴 수습을 약속했지만,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부실 규모와 도덕적 해이 정도를 볼 때 이번 사태는 LH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택 정책을 구조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LH 퇴직자가 설계감리업체 취업하고 이 전관업체들이 LH로부터 수주받아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독 발생 과정은 이권카르텔 전형이라 할 만하다"며 "어떻게 사업 전 과정이 썩어들어갈 수 있었는지 국민이 궁금해하는 만큼 조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LH 전현직 직원 땅 투기가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아파트 철근 누락이 터진 것을 보면 문재인 정부 주택관리정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추정하지 않을수없다"며 "필요하다면 지난 정부 국토교통부는 물론 대통령실 정책결정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안전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라며 "관계기관은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우리나라 모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즉시 안전 보강 조치를 시행하고, 입주민들과 협의하여 필요한 추가 조치를 실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설계, 시공, 감리 전 분야에서 부실이 드러났다"며 "입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반(反) 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도 개혁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LH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전국 91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총 15곳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기둥 154개 가운데 단 한 곳도 보강철근이 설치되지 않는 등 심각한 수준의 단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량판 구조는 지하주차장을 넓게 만들기 위해 기둥으로만 천장을 받치는 방식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무렵부터 현장에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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