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이재명 단식 선언, 체포동의안 부결 꼼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9-03 14: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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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원로 격려 방문...당내 동정론 형성 분위기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 돌입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를 두고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일 “이 대표의 단식은 아무래도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을 노린 정치적 행위로 보인다”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CBS라디오에서 “10일 굶은 사람을 검찰에서 어떻게 부르냐”며 “이 대표가 여러 사법리스크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단식(을) 하니 ‘(검찰조사)피하려고 단식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당초 자신이 요구했던 '본회의가 없는' 이달 11∼15일 사이에 지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 직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21일 본회의 보고에 이어 25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앞서 여야는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하면서 안건 처리를 위해 필요하면 이달 21일과 25일에 열기로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선언 이후 동정론 형성 등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한 기존 전망에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모 의원은 "곡기를 끊어가며 대여 투쟁 대오를 이끌고 '부당한 정치수사'라며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는 당 대표에게 무조건 가결표를 던지는 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이재명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지 3일째인 지난 2일 이부영 전 의원 등 민주당 계열 '원로'들이 격려 차 이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절벽을 쳐다보고 소리치는 형국 같다”며 “국민께서도 지금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지 공감해주실 것”이라고 이 대표에 힘을 실었다.


앞서 1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화로 격려했다.


이런 가운데 비명계는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단식 선언이나 강한 혐의 부인을 두고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선결 조건으로 내건 '정당한 영장청구'가 아닌 명분을 찾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이 현실화할 경우 비명계의 거센 반발로 계파 갈등 내홍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당이 '방탄'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후폭풍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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