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권성동이 대선 일등 공신? 푸하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8-30 14: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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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공신’ 또는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듯한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권성동 원내대표도 자신을 ‘대선 일등 공신’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런 모습은 마치 얼간이 두 남자가 배꼽 빠지게 좌충우돌하는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덤 앤 더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만 터져 나올 뿐이다.


지금 당 안팎에선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자 그들이 내세운 방어 논리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만든 대선에서의 자신들의 ‘공로’다.


먼저 권성동 원내대표의 모습부터 살펴보자.


그는 30일 국회 출근길에서 ‘당내에서 사퇴론이 나온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안건은 당헌·당규 개정안"이라며 "(저에 대한)재신임 여부는 이미 의원총회에서 결론이 나왔다"라고 답하는 것으로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퇴 얘기는) 의원총회에서 (언급)했던 사람들이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마디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준석을 추종하는 패거리들에게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중립 지대에 있는 안철수 의원과 서병수 의원에 이어 김태흠 충남지사까지도 "지금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 있는 장본인은 권 원내대표"라며 사퇴를 종용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권성동은 원내대표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움켜쥐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이는 ‘탐욕’이다.


그런데도 권성동은 전날 오전 열린 비상책위원회 회의에서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 공신으로서 인수위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지만 포기한 바 있다”라고 했다. 자신은 ‘자리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데 정말 웃긴다.


권성동은 검사 출신으로 그가 갈 수 있는 자리는 법무부 장관 자리 하나뿐이다. 다른 분야는 사실상 문외한이다. 과연 그가 내각 참여를 요구했더라도 한동훈을 밀어젖히고 그 자리에 갈 수 있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권성동이 왜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인가. 대선 기간에 그가 윤석열 당선을 위해 대체 무슨 역할을 했다는 것인가.


국민 가운데 권성동을 보고 윤석열에게 표를 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오히려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 때문에 보수층에서 투표를 포기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권성동의 존재는 윤 대통령에게 되레 감표 요인이 되었을 뿐, 표를 얻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건 이준석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본인은 물론 그의 패거리들과 추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준석 때문에 대선에 승리했다”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수시로 윤석열 후보를 깎아내리고 ‘내부총질’하는 모습으로 인해 외려 압도적 승리가 가능했던 대선을 박빙의 승부로 만들어 버린 사람이 바로 이준석이다.


대선 전후 여론조사 결과와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을 비교 분석하면, 이준석의 존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감표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자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들이 ‘대선 일등 공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자리를 지키려 발악하고 있으니 얼마나 추하고 역겨운 노릇인가.


분명히 말하거니와 20대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준석이나 권성동처럼 탐욕스러운 자들이 아니라 오직 정권교체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으로 윤석열 후보에게 기꺼이 투표한 유권자들이다.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이준석 전 대표는 이쯤에서 추악한 성 상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한밤중에 측근을 대전에 내려보내 ‘7억 투자 각서’를 써주고 ‘성 상납을 받지 않았다’라는 가짜 확인서를 받아 오도록 교사한 혐의에 대해 반성하고, 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게 정치인의 도리이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재신임’을 운운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 이쯤에서 신속한 사퇴 결단으로 사태수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권성동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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