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모두 제 불찰…'친박'은 과거 인연일 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9-26 14: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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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못 마쳐 개인적 실패, ‘박근혜정부’ 실패는 아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사태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특히 탄핵사태 당시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비위 사실을)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며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2017년 탄핵사태, 대통령 재임시 공과, 옥중생활 등에 대한 심경을 전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는 없다"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며 “(그동안)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친박계가) 정치를 다시 시작한다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 실패'라고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완강한 입장을 드러냈다.


통합진보당 해산,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을 박근혜 정부 당시 성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에 대해선 “안보를 위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고 자평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해선 “마음이 참 착잡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정국 당시 국정농단 특검팀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정권 교체에 대해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면서도 “출범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윤 정부의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은 일부 유죄 판결에 억울하다는 뜻도 드러냈다.


법원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 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받은 것을 두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정원장에게 특수활동비 36억 5000만 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역대 정부의 관행으로 보고 받았다.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면서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뇌물을 받거나 아는 사람의 사익을 챙겨줄 정도로 타락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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