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위기론 수습하랬더니 도로 영남당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주요 당직자 교체로 2기 체제를 출범시켰으나 친윤ㆍ영남당 이미지 개선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7일 "이번 인사가 인적 쇄신을 통해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화하는 데 있다면 구조적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유의동(경기 평택을) 정책위의장과 김성원(경기 동두천ㆍ연천) 여의도연구원장, 함경우(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조직부총장, 윤희석(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선임대변인 등 수도권 출신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전면 배치했다.

하지만 인사 면면을 보면 '친윤' 간판을 떼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총선 공천에서 핵심적인 당무를 수행하는 사무총장을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시 수행단장으로 영남 출신인 이만희 의원으로 교체하면서 김 대표(울산 남을),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등과 함께 당 3역이 영남 일색이 됐다는 것.

실제 이를 두고 수도권·충청권 원외 인사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의원은 "우리 당이 현재 직면한 비현역, 원외 민심이나 판단이 충분히 반영될 만한 인선이 아니라고 본다"라며 "이런 식으로 대통령실에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을 수습하라고 했더니 도로 영남당으로 돌아갔다"라며 "쇄신 의지가 퇴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출신 의원은 "김 대표의 시선이 결국 친윤 영남에 머무른 것"이라며 "강원ㆍ영남 의원들 중심으로 보궐선거를 치렀다가 크게 지게 된 것 아니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당 안팎의 비판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을 두고 김 대표께서 많은 고민을 한 걸로 아는데 지역 안배를 하려 애썼지만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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