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계 떠난 자리에 ‘이재명 친위 체제' 구축 중?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9-25 1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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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송갑석 친명계 사퇴…새 원내대표 경쟁은 친명끼리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친위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와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한 가운데 26일 원내대표 선거에도 친명계 후보만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26일 오후 2시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는 우원식(4선)·김민석·남인순·홍익표(이상 3선) 등 4명의 친명계 의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이들이 내건 공약도 '이재명 지키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의원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 독재의 무능한 폭정과 야당 분열 공작 때문에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위기다. 민주당도 위기"라며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선명하고 강력한 민주당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 (서울 송파병)도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주로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재명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명계 지도부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 표를 던진 의원에 대한 징계와 함께 법원 영장실질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재명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당 내홍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양새다.


앞서 전날 최고위원 사퇴를 공식화한 송갑석 의원은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없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며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송 의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은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은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가결 표 색출’에 나선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 대표 대행 격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가결파의 폭거가 기막힌다"며 " 모두가 잘못했다는 것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고 비명계 저격에 가세했다.


그런 가 하며 비명계로 분류되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 당시 ‘부결 인증’에 이어 이날 “정치 검찰이 증거도 없이 관심법 수사로 제1야당 대표를 옭아맬 수 있다면 검찰 독재가 대한민국 정치를 유린한 치욕의 날로 기록될 될 것”이라며 친명계 주장에 적극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을 이재명 대표의 방탄 당으로 전락시킨 친명계 핵심 의원들이 자리를 보전한 채 더욱 핏대를 세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당 조직을 총동원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 제출을 강요하고, 구속에 대비한 석방 요구 결의안 이야기도 회자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사흘간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실로 참담한 실정”이라며 “배신, 가결표 색출, 피의 복수와 같은 소름 끼치는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살인 암시 글까지 등장하는 한편 소속 의원들이 국회법이 규정한 비밀투표의 원칙을 어기고 부결 인증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런 혼란을 거듭하며 국회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민생입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되고 말았다”며 민주당의 지도부 총사퇴로 보호출산특별법·머그샷법·실손의료보험 보험금청구 간소화법 등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의 개인적 토착 비리로 민생이 내팽개쳐지고 민의의 정당이 마비되는 현상이 하루속히 시정되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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