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하 의원은 약체…험지 아닌 사지 될 것”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3선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출마'를 공식화하고 나선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 ‘자객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청래 의원은 10일 "하 의원은 약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마포을 출마를 종용했다.
정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저는 제 지역으로 온다면 손님이니까 반갑게 맞이해야 하는데, 하 의원은 좀 약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그래도 여당 대선 주자 1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정도가 와야 제 의욕이 불타지 않겠나"며 "마포을은 험지가 아니라 사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암동, 성산2동 이런 데 가 보시라. 오세훈 시장이 마포 상암 쓰레기 소각장 추가 폭탄 투하로 온갖 플래카드 다 붙어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이 매우 흉흉하죠. 더군다나 그런데 올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하 의원의 속내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언론에서 뭐 칭송을 하는데 높이 평가하는 듯하다"며 "본인의 속은 타들어갈 것이다. 무난하게 당선될 수 있는 곳을 마지못해 버리고 당선 안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심정이 어떻겠나"라고 했다.
비윤(非尹)계인 하 의원이 해운대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명확하게 이야기하신 것 같다. 제 살길 찾아서 간 것"이라며 "비윤의 비애다. 친윤이었으면 해운대에 그냥 눌러앉았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3선을 한 부산 해운대갑을 뒤로 하고 험지인 서울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자 여당 내부에서는 하 의원의 마포을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포을은 정청래 의원이 3선을 지낸 지역구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험지'로 분류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4선이 보장된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로 올 때는 강남 3구가 아닌 험지 출마하는 것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험지 중에서 소위 의미 있는, 우리가 자객공천하고 싶은 그런 곳을 또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서울 출신의 정청래 의원도 있고 그런 여러 몇몇 지역에서 좀 필요하다면 자객공천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하 의원이 마포을에 출마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유 수석대변인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도 "(비강남 지역이고 상징성이 큰 지역) 그런 선택을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하 의원의 '마포을 출마설'에 의견을 보탰다. 재선의 이 의원은 전북 남원 지역구를 떠나 마포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사실은 두어 달 전에 하 의원에게 (마포을) 권유를 한 적이 있다"라며 "아마 하태경 의원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청래 의원은 친명계, 민주당의 가장 입심이 좋은 그런 상징적인 인물이어서 거기에 맞상대할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 그런 면에서 하태경 의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