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 ‘박정희 친필 현판’ 철거 논란 두목소리

이진원 / yjw@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1-0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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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선 “이순신만의 기념관으로 돌려놔야”
이종천 “숙종만 임금인가, 박정희도 임금”


[시민일보=이진원 기자]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 철거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현재 현충사 본전에는 1707년 숙종이 이순신 장군의 공적을 기려 내린 현판 대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충사 성역화작업’을 진행하면서 내건 자신의 친필 현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두고 충무공 15대 종부 최순선씨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내리고 숙종 현판으로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씨는 3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현충사를 순수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만의 기념관으로 돌려놓고 싶다”고 밝혔다.

최씨는 “현충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하고, 정치적 논란에 너무 많이 휩싸여서 그동안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고, 왜색도 너무 많이 있어서 그것도 지우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충사의 역사는 조선시대 숙종부터 현충사 현판을 내려 받았기 때문에 종가에서 전승돼 왔고, 일제 강점기에 현충사를 다시 세우면서 종가에서 그걸 다시 걸었다. 그래서 종가 입장에서는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숙종의 현판이 사이즈가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충사가 왜색을 벗어나려다 보면 아마 현충사에 손을 대야 하는데, 그렇다면 원래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충사의 사이즈도)거기에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현충사라는 데가 꼭 크기의 의미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반면 이에 대해 덕수이씨 충무공파 이종천 종회 회장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숙종만 임금인가, 박정희 대통령도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숙종이 내린 현판은 조그마한 구 현충사에 있었고, 지금 현충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성역화를 해서 웅장하게 다시 지었다. 그때 거기에 맞게 박 대통령이 현충사라는 현판을 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현충사는 숙종이 사액한)현판과 어울리지도 않고 그 (박 전 대통령의)현판을 내리려면 현충사를 다 부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해 놓은 걸 현판만 내리면 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해 놓은 현판이나 현충사나 마찬가지이고, 그 현충사에는 숙종이 내린 현판은 보이지도 않는다. 너무 작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지금 충무공 할아버지 제사를 1년에 네 번 지내는데 우리가 소유권이 욕심나서 그러겠는가. 어른 건물에 애들 현판 마냥 보이지도 않는다. 그걸 어디에 갖다 붙이나”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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