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신의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1-18 15: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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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대통령을 잘못 판단하는 지도자로 비하한 격” 직격
정진석 “대통령 끌어들여 악용하면 제재 가할 수밖에” 경고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여당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의 "해임은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는 주장이 큰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즉각 반박에 나섰고 여당 초선 의원 48명은 "윤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성명서를 냈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주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상현 의원은 18일 “대통령을 주변 상황을 잘못 판단하는 지도자로 비하한 격이 돼버렸다”라고 직격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일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뜻을 존중한다"라면서도 "하지만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측근·참모 그룹의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윤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경원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 아니냐, 그런 면에서 좀 부적절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최근 몇몇 부적절한 행보를 해 '반윤' 이미지를 자초하고 말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나 전 의원이 기후환경대사직을 내놓지 않은 점을 볼 때 원래 전당대회에 나설 뜻이 없었지만, 측근들의 요구와 최근 돌아가는 상황으로 인해 출마 쪽으로 떠밀려 가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윤 의원은 "(나 전 의원) 본인은 '친윤이고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안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형국은 친윤이 아니라 반윤의 이미지가 강해졌다"라면서 "완전 반윤의 이미지, 브랜드가 찍혀 있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진행자가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윤 의원은 "당사자보다는 주변의 출마 요구가 센 것 같다"라며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사직했을 때도 기후대사직은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 이는 솔직히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은 일단 어느 정도 선에서 매듭을 지으려고 했는데 장제원 의원하고 친윤계 의원들의 집단적인 린치가 나경원 의원이 반발하고, 대통령의 해임, 이런 것이 있으면서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나경원 전 의원에게 사실상의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친윤석열계’ 의원인 정 위원장은 전날 오후 KBS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혹여 대통령을 끌어들여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악용하는 케이스는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먼저 나경원 전 의원이 자신을 해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순리이지 해석과 평가를 당사자가 내놓는 것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것이 본의 아닐 것이다. 전달 과정이 왜곡된 것 같다는 얘기를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라며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첫 케이스”라고 단언했다.


정 위원장은 ‘나 전 의원이 출마하지 못하도록 대통령실과 윤핵관이 주저앉히려는 것인가’라고 묻자 “나 전 의원 주저앉히기보다는 최근 저출산위 부위원장 공직 놓고 나 전 의원이 보여준 일련의 언행에 대해서 매우 부적절한 지점을 지적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관련해서 대통령의 해임 결정도 나온 것 아니겠냐. 그러니 자꾸 대통령을 정치 이슈에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본인의 정치적 계획이 있으면 계획대로 본인 의지만 밝히면 되지 자기를 결부시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건전한 비판과 분란 조장 행위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말한 그대로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대통령에 대해서 선을 넘는 과도한 비판을 하고 사실과 관계없는 것을 붙여서 부각해 자기 인기를 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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