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공소 취소 거래설’ 특검 필요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3-12 11: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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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김어준 방송에서 제기된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 폭탄이 정국을 강타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사실이라면 명백한 대통령 탄핵 사유”라면서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여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김어준 씨를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여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씨의 영향력을 의식해 공개적인 비판은 거의 없었다. 김 씨 유튜브 채널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주요 시청자로 두고 있으며 구독자는 22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치 후원금이 필요한 국회의원이 후원 계좌를 들고 김 씨 방송에 출연하면 후원금이 단기간에 채워질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러다 보니 정치 신인들 사이에선 김씨 유튜브 출연이 공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식이 퍼졌고, 출연을 원하는 정치인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왔다.


김씨가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주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 반발이 크지 않았던 것은 그래서다. 김 씨에게 밉보여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김 씨를 사실상 신성불가침 존재로 만드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씨를 겨냥 "찌라시 수준의 소문에 불과한 주장을 근거 없이 방송에서 터뜨린 것은 명백한 정치공세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고, 한준호 의원과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가세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마치 민주당의 ‘상왕’처럼 김 씨를 받들던 민주당 의원들이 왜 이처럼 돌변한 것일까?


김 씨 방송에서 제기된 '공소 취소 거래설'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등장한 '뉴이재명' 지지층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즉 민주당의 힘이 균형추가 '친김어준' 세력에서 '뉴이재명'으로 이동하면서 김 씨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든 탓이라는 말이다.


그러자 김 씨가 12일 자신의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딜을 제안할 사람이 절대 아니다"라며 "성남시장 시절부터 무수한 검찰의 작업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 대통령이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런 검은 거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자신의 방송에서 터진 사태를 자신이 수습하는 기이한 형상이 빚어진 것이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소 취소 모임, 조작 기소 국정조사 추진, 대통령의 지속적인 검찰 공격을 보면 (공소 취소 거래설의) 정황증거는 차고 넘친다"라면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피고인 신분의 대통령이 권력을 동원해 자신의 재판을 매수하려 했다는 이 의혹은 특검으로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중대 범죄다.


만약 가짜뉴스라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김어준 방송의 문을 닫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 그런데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비판만 할 뿐, 정작 김 씨를 고발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대단히 이상한 일이다.


그동안 민주파출소를 통해 수백 건의 기사와 유튜브 방송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거나 신고로 대응해 왔던 민주당이 왜 이번에는 침묵하는지 이게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국민은 그게 궁금하다. 진실은 무엇인가.


공소 취소 거래 의혹이 사실이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 반대로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이라면 김어준 씨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의 잘못인지 밝히기 위해서라도 특검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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