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방치 보호사도 집유
[인천=문찬식 기자] 병원 내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환자가 다른 환자의 폭행으로 숨지는 사고를 막지 못한 정신병원장과 병동 보호사에게 법원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3일 인천지법 강성영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정신병원장 A씨(60)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병동 보호사 B씨(65)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2023년 11월2일 오전 4시24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정신병원에서 병실 관리와 환자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입원 환자 D씨가 같은 병실 환자 C씨에게 폭행을 당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C시는 2023년 10월24일 행인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했다가 병원에 응급 입원했다. 또한 입원 이후에도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장은 이 같은 위험성을 알고도 C씨를 인지 능력이 없는 환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병실로 옮겼다. 당시 병실 환자들은 섬망 증상으로 인한 배회 위험이 있어 야간에는 사지를 고정한 상태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병원 측은 해당 병동에 보호사 1명만 근무하도록 했고, 병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폭력 상황 발생 시 대응 방법에 대한 별도의 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시 C씨는 사지가 묶여 움직일 수 없던 D씨의 복부를 여러차례 주먹으로 때렸고, 이를 목격한 보호사 B씨는 "그만하고 자자"고 말했을 뿐 폭행을 제지하거나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가 폭력 성향을 보인 환자를 취약한 환자들과 같은 병실에 수용한 결정 자체가 위해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B씨에게 구체적인 대응 지침을 교육하지 않았다"며 지적했고, "적절한 분리 수용과 상시 관찰 체계 등이 마련됐다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결과는 방지할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 유족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단에서 유족에게 1억원을 변제공탁하고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초과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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