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냐 국민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7-14 1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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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당원이 우선이냐 국민이 우선이냐.


여야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항상 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 적나라한 모습이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정청래 전 대표 등 주요 당권 주자들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야당은 물론 법조계와 여성계 등 시민사회에서도 '전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이 보완수사권에 대해 “필요하다”라고 응답한 여론조사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왜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민 의사에 반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것일까?


당 대표 선출에 막강한 입김이 작용하는 강성 당원들이 그걸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정청래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일점일획도 변경될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이다.


야당의 반대나 법조계의 우려, 국민 여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이유는 당 대표 선거에 처음으로 ‘권리당원 1인1표제’가 적용되면서 권리당원들의 입김이 커진 탓이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을 권리당원 70%, 국민여론조사 30%로 의결한 것도 그런 현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즉 민주당 당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권리당원인 강성 당원들이 원하는 사람이 선출되도록 경선 룰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 목소리 따위는 그들의 귀에 들릴 리 만무하다.


따라서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든 권리당원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당 대표가 되어 사사건건 국민 의사에 반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사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 현재 금배지를 달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그 금배지를 떼야 하는 비참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14일 성폭력·아동학대 등 취약계층 사건과 민생범죄에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의원들에게 발송한 친전에서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한 결과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을 성공한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동발의 참여를 요청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여성단체와 함께 회견을 열어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이라며 보완수사권 완전폐지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원조 친명 그룹인 문진석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장윤기 사건 이후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속도전도 중요하지만, 국민 권익 보호 방안이 빈틈없이 마련됐는지 점검해야 한다"라고 했다.


당 대표는 당원들이 선출하기 때문에 당권 주자들이 당원들 뜻에 따라 보완수사권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것이고,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선출하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따라 예외조항을 두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당은 누구 뜻을 따라야 할까?


당연히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공당은 당원들의 사당이 아니다.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당원들 마음대로 당을 운영하고 싶다면 국민 혈세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전액 반납하고 당비로만 당을 운영하는 게 맞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아니라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의원들의 뜻을 따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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